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경제

물가 잡혀도…강달러에 가슴 졸이는 기업들

글자크기 설정

8월 기대인플레이션 4.3%

지난달 대비 0.4%P 떨어져
국내 물가 9월 정점론 힘받아
25일 기준금리 0.25%P 오를듯

대기업 재고자산 50% 급증
원화 약세로 수입비용 부담
시장선 경기침체 우려 가중
사진설명
상반기 민생과 기업을 위협하던 인플레이션이 기대 인플레이션율(소비자가 전망하는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을 계기로 주춤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가 더 뚜렷해지고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가 계속되며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은 느는데 재고가 쌓이며 실적이 줄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달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4.3%로 전월의 4.7%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기대·체감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와의 관계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0.67%포인트 오른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CPI 상승률은 올 1월 3.6%에서 급격히 올라 지난달 6.3%를 찍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면서 CPI 상승률이 다음달 7.0%를 기록한 뒤 하향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상당 기간 5~6%대 상승률이 유지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국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가 최근 소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년 8월부터 시작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더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속절없이 추락하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종가(1339.8원) 대비 5.7원 하락한 1345.5원으로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가격이 연일 저점을 경신하며 2009년 4월 이후 13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거듭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멈추지 않는 원화 약세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으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와 미국·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의 침체 우려 때문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당 원화값의 1차적 방어선은 1370원이고, 악재가 겹치면 그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대기업들의 재고 자산도 급증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상위 500대 기업 중 192개 기업의 재고 자산이 지난해 상반기 98조6661억원에서 올 상반기 147조6237억원으로 48조9576억원(49.6%) 급증했다.

물가 고점 전망이 두드러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돼 25일 한은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전문가 사이에서는 한은이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으며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인상) 대신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제어해줄 수 있는 유로화와 위안화 모두 약세"라며 "경제 주체에 가해지는 충격을 고려했을 때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박동환 기자 /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