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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원유증산 예고` 다음날…사우디는 감산카드 만지작

김덕식 기자

입력 : 
2022-08-23 17:48:49
수정 : 
2022-08-23 18: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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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우려에 유가 떨어지자
"시장 대응위해 다양한 조치"
전문가 "내년 110달러 갈듯"
◆ 전세계 에너지 대란 ◆

경기 부진 우려에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증산 계획을 밝히자마자 사우디가 감산 카드를 꺼낸 것이다.

원유 생산량을 놓고 미국과 사우디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천연가스에 이어 원유 가격 불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로 향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에 대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좋지 않은 변동성이 시장을 교란하고 원유 가격 안정성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 협의체인 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다. 7·8월 증산량은 하루 64만8000배럴이었다. 9월 증산량은 하루 10만배럴로 대폭 내렸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OPEC+는 유연하게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며 "모든 회원국의 협력 속에서 감산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C은 이달 발표한 월간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억30만배럴로 종전보다 26만배럴(0.26%) 하향 조정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 초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장중 한때 배럴당 86달러대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감산 가능성 언급에 낙폭을 줄여 전 거래일보다 54센트(0.59%) 하락한 배럴당 90.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국내외 유가 안정을 위해 내년 원유를 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닐 딩먼 트루이스트증권 에너지 리서치 이사는 "공급 제약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내년 초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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