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값 장중 1340원
13년4개월 만에 최저
달러 독주에 원화값 맥못춰
원화하락 따른 수출효과 작고
수입가격만 끌어올려 악순환
8월 무역적자 102억달러
믿었던 반도체마저 수출 감소
1350원대 1차 저지선 될듯
13년4개월 만에 최저
달러 독주에 원화값 맥못춰
원화하락 따른 수출효과 작고
수입가격만 끌어올려 악순환
8월 무역적자 102억달러
믿었던 반도체마저 수출 감소
1350원대 1차 저지선 될듯
관세청이 22일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수입액(통관 기준 잠정치)을 보면 이 같은 달러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드러난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액은 436억달러로 같은 기간 22.1% 급증했다. 품목별로는 원유 수입액이 54.1% 급증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스 수입액도 80.4% 늘었다. 에너지 원자재는 국제 시장에서 달러로 사들이는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공급이 조여든 탓이다.
국가별 수입액을 봐도 대(對)중국 수입액은 14.2%, 미국은 18.8% 는 반면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99.2%나 폭증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가시화된 대중국 무역 적자도 이달 중순까지 계속됐다. 8월 1~20일 대중국 수출은 81억1000만달러인 반면 수입액은 87억7700만달러로 6억6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사상 첫 4개월 연속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현실이 된다.
같은 기간 수출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이 109.3% 급증했으며 승용차가 22%, 선박이 15.4% 늘었다. 하지만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이달 1~20일 수출액이 62억7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 역시 24.6%나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에너지는 물론 식량을 포함한 주요 원자재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동반 부진,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소비 수요를 꺾고 기업들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 달러 강세를 부채질하고, 기업들의 수출 성장보다 생산비용 상승이 더 가팔라지며 고환율 속 무역수지 적자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원화값과 무역수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외환시장에서는 세계 반도체 수요 약화에 따라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겹치며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저점을 1350원으로 보고 있지만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하향도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8조4860억원에서 54조311억원으로 7.6%, SK하이닉스는 15조5182억원에서 13조2060억원으로 14.9% 낮춰잡았다. 외환당국이 원화값 하락에 안일하게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최근 달러 강세 현상에 대해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평가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1325.9원에 마감했는데 추 부총리 발언 이후 미국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 1개월물 최종 호가는 1335.5원에 형성돼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했다.
[송민근 기자 / 김유신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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