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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모기지 `2008년 악몽` 스멀스멀

이유진 기자

입력 : 
2022-08-22 17:17:53
수정 : 
2022-08-23 08: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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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업체 파산 신청
금리 인상기 대출 급감 여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업체가 연쇄 도산할 위험이 높다고 블룸버그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겪은 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줄였으나, 비은행권 중소 모기지 업체들은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15년 전과 같은 초과 대출은 없었고, 은행권이 모기지 대출을 철회해 시스템 붕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에서는 모기지 업계에서 정리해고와 중소업체 파산, 일부 대출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모기지 업체 퍼스트 개런티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자 대출 규모가 줄어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기 전 직원의 80%에 가까운 471명을 해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회사는 4억1800만달러(약 5600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모기지 업체인 스프라우트 모기지가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패니메이나 프레디맥 등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은 금리가 급등해도 긴급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문제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소 모기지 업체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진 콜(투자 손실로 발생하는 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하면 중소 업체는 파산 위험이 커진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 차원에서 올해 금리를 2.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3.1%대였던 30년 만기 미국 모기지 금리는 5% 이상으로 올라갔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대출을 꺼리면서 주택담보대출 건수도 급감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올해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는 50% 이상 줄었다. 지난 12일 기준 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 선에 그쳤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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