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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물가상승 기대심리 뚝…`매파` 연준 바뀔까

권한울,강계만 기자

권한울,강계만 기자

입력 : 
2022-08-09 17:41:07
수정 : 
2022-08-09 17: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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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대인플레 0.6%P 하락
"식품·휘발유값 상승세 꺾여"
금리인상 속도 늦출지 주목

인플레 감축법 띄운 바이든
"일상 바꿀 게임체인저 될것"
신용평가사 "단기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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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의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한풀 꺾였다. 휘발유와 식료품의 급격한 가격 인상도 이전보다 덜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기대심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7월 소비자 기대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6.2%로, 전달 대비 0.6%포인트 내렸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4월 6.3%에서 5월 6.6%, 6월 6.8%로 고공 행진하며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7월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향후 3년 후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달 3.6%에서 이달 3.2%로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대인플레이션은 공식적인 전망치로 간주되지 않지만, 가격 상승 압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중 심리 지표로 연준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료품과 휘발유가 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식료품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9.2%에서 7월에 6.7%로 2.5%포인트 낮아졌다. CNBC는 2013년 6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설명했다.

휘발유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5.7%에서 1.5%로 4.2%포인트나 내렸다. 실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최근 50일 넘게 내리며 하향 안정된 모습이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06달러였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유 공급이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다.

CNBC는 연준이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결과 물가 상승 기대심리가 꺾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2.25%포인트나 올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또다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CNBC는 "이번 기대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 상승률 지표에 반영되면 당장 다음달이 아니더라도 올해 중으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우선 국정과제로 물가 안정을 꼽고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상원에서 기후변화와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 의료비 절감,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 적용, 기업의 자사주 매입 시 1% 세금 부과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극적으로 통과시켰다. 오는 12일께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주도로 통과되면 바이든 대통령 서명을 거쳐 시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인 의료비 절감과 같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일반적인 일상을 바꿀 게임 체인저 같은 광범위한 정책들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 법안의 단기적 물가 안정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 법안으로 올해나 내년 안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2∼3년 안에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소 효과 정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 법안의 효과는 비교적 작고, 법안 발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만 실질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들의 세금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법안 내용 중 자사주 매입에 대한 소비세, 최소 법인세 15% 부과로 인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1.5% 정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한울 기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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