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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 행보` 펠로시, 판문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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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의장, 대만행 이어 4일 전격 JSA 방문
김정은에 핵실험 경고 담은
對北 강경메시지 내놓을 듯

극단 치닫는 美·中 갈등
펠로시 "시진핑 인권 무시"
왕이 "매우 위험한 불장난"
◆ 美 하원의장 순방 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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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왼쪽)이 3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집무실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뒤 연설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만(평화)에 대한 약속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이자 반중 인사인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도 전날 대만을 전격 방문했다. [EPA = 연합뉴스]
한국을 찾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과 인권문제에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에 앞서 전격 방문한 대만에서 "중국의 대만 민주주의 위협을 방관하지 않겠다"며 강경 메시지를 쏟아낸 펠로시 의장이 JSA에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하고 오후에는 JSA를 방문할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겨냥해 강경한 대북 방침을 밝힐 개연성이 크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 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전용기는 이날 밤 9시 30분께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변경을 반대하고 미국과 협력을 강조하는 광폭 행보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대만에서 차이잉원 총통과 회동하고 "지금은 어느 때보다 미국과 대만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류더인 TSMC 회장도 만나 미국 애리조나 TSMC 반도체공장 증설 등 경제 안보 차원에서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을 협의했다. 아울러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우얼카이시 등과도 면담했다.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 장악력을 높이며 최악의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그는 홍콩 정치적 자유와 인권에 대한 중국 공산당 탄압을 지적하면서 "중국은 일국양제 약속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고 맹비난했다. 또 티베트에서 언어·문화·종교 말살, 신장에서 대량학살에 대해 중국에 책임을 물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하면서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긴급 초치했다. 중국 군용기 21대는 지난 2일 밤 펠로시 의장의 대만 쑹산공항 도착 시점에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 시위에 나섰다. 중국군은 대만을 포위하는 공중·해상훈련과 장거리 실탄사격도 예고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놓고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 대해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조 아래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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