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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환보유액 반짝 회복…한은 "수급 불안 여전"

박동환 기자

입력 : 
2022-08-03 17:44:25
수정 : 
2022-08-03 21: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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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보유액 5개월만에 증가
원화값 하락·경상수지 악화
구조적 순유출 환경은 계속
우리나라 '외환비상금'인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줄다가 지난달 소폭 늘며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386억1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억3000만달러 소폭 증가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3월 이후 4개월째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강달러 현상에도 불구하고 외화자산 운용수익 등이 늘며 외환보유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다. 중국이 3조713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571억달러)과 스위스(9625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는 5841억달러로 세계 5위를 유지했다.

다만 한은 내부에서는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주춤해졌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외화 유출세가 강해지고 있다"며 대외 부문 방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공개된 한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 교역조건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해외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외환 수급 등 대외 부문에서 복원력이 약화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확대와 원화 약세 등으로 거시경제 안전성과 대외 부문 균형이 흔들릴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서학개미가 증가하는 등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외환 순유출이 구조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무역수지는 46억7000만달러로 4개월째 무역적자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달러를 벌어들이는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10여 년 동안 외환 수급 흐름을 보면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 유입이 자본거래를 통한 외환 유출로 상쇄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순유입이 유지되는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왔다"면서도 "최근에는 (외환)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외환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대외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과 함께 혹시 발생할지 모를 충격에 대비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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