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달 들어 이미 중국발 확진자가 폭증세를 보이고 있어 뒤늦은 대책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역당국은 30일 중국 내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 제한, 항공편 추가 증편 중단, 입국 전후 검사 의무화 등을 담은 중국 관련 코로나19 대책을 다음달 2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조치는 다음달 2일부터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고 추후 상황에 따라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발 항공편도 입국자 검역 관리를 위해 조정한다. 현재 인천, 제주, 김해, 대구 등 4개 통로로 도착하는 중국발 항공기를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발 항공편 편수는 코로나19 이전의 약 5%인 현 수준에서 관리하되 추가 증편은 잠정 중단한다.
PCR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이 나오면 7일간 격리된다. 정부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 시도에 임시재택시설을 마련해 단기체류 외국인 확진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공항 입국 단계에서 분류된 확진자는 임시수용시설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코로나19 대응 계획에 대해 '사실상 입국 봉쇄'에 견줄 만한 강력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이미 국내에 중국발 확진자가 늘었다는 점을 들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한 확진자 수는 278명으로, 지난달 19명에 비해 15배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설 전후로 검토 중인 실내 마스크 해제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나 격리 기간 단축 등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며 "국내 의료환경이 코로나19 재확산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방역 완화 조치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외적인 상황이 국내 전파로 이어질 경우 계획했던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기약 사재기에 대한 대응책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등과 감기약 사재기 현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약국의 감기약 판매 수량을 제한하는 등 유통 개선 조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다음주 초 공중보건위기대응위원회를 개최한다. 위원회에서 유통 개선 조치 시점, 대상, 판매 제한 수량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관계 기관 협업을 통해 감기약 수출 검사를 강화하고 위반 시 밀수출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심희진 기자 / 강민호 기자 / 신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