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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취업 한파에도 … 中企일자리 15만개 구인난

이종혁 기자

박동환 기자

입력 : 
2022-12-29 17:28:52
수정 : 
2022-12-29 19: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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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못뽑은 인원 역대최대
제조업 인력 부족 가장 심각
기업은 구인난·취준생은 구직난
일자리 미스매치 갈수록 악화
탄력근로 도입 등 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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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기업들이 구인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도 결국 채용하지 못한 인원이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못 뽑고,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지난 5년간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처우가 양극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직된 근로시간 규제 등이 코로나19 충격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상용근로자 5인 이상 기업의 미충원 인원은 14만9000명이다. 지난해 3분기(11만명)에 비해 39% 급증했다. 미충원 인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미충원 인원은 기업들이 적극적인 구인 활동에 나섰음에도 채용하지 못한 숫자를 말한다. 미충원 인원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인난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미충원 인원을 구인 인원으로 나눈 값인 미충원율은 3분기 15.4%로 역시 2011년(21%) 이후 3분기 기준 1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1만7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7000명), 도매·소매업(6000명), 운수·창고업(4000명) 순으로 미충원 인원이 많았다. 고용부의 기업·근로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미충원 원인에 대해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28.1%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17.3%)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고용부에 따르면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올해 10월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 기준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장의 1인당 세전 임금 총액은 363만1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만6000원(5.1%)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332만5000원으로 0.5% 감소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산업 미스매치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세연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산업 미스매치 지수는 월평균 3.6%로, 2009~2017년 평균 2.2%보다 높았다.

경직된 임금과 근로조건이 산업 미스매치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인혁 조세연 부연구위원은 "산업 미스매치의 원인으로 임금과 근로조건의 차이, 근로자의 정보 부족, 기업과 구직자 간 기술 수준 불일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발표한 권고안을 토대로 임금체계와 근로시간에 대해 정부 개혁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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