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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유통·철강마저…신용등급 하향 도미노

강봉진 기자

입력 : 
2022-12-27 17:53:23
수정 : 
2022-12-27 1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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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증권 이어 전방위 확산
짙어지는 경기침체 그림자
연초 자금시장에 찬물 우려
신용등급 하향 도미노
"롯데건설 2500억 회사채 발행
채권안정펀드 도움받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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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노출된 건설·증권사뿐만 아니라 철강·유통·게임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도미노 현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포스코 LX하우시스 넷마블 등 주요 기업의 신용평가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지난주 건축자재업체 LX하우시스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췄다. 한기평은 이달 초 롯데하이마트(AA-)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데 이어 지난 26일 GS리테일(AA)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별로 주력 사업에 차이가 있으나 공통된 원인은 수익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또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넷마블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포스코(AA+)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중순 한신평은 내년 캐피털 업종 산업 전망이 '비우호적'이며 크레디트도 '부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연말 수시평가 기간에 맞춰 일부 캐피털사 등급 전망을 실제로 낮췄다.

 올해 4분기 들어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일부 증권 건설사의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산업 전반에 걸쳐 신용등급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노재웅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투자심리 저하로 조달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며 "분양 경기 침체로 기분양 PF와 본 PF 이전 브리지론의 건전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신용등급 혹은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현상은 자금조달 어려움을 예고해 향후 자금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정부와 한국은행이 펼친 전방위 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한국전력 회사채 등 공사채 발행금리가 하락하고 기업어음(CP) 금리 역시 연일 떨어지며 시장이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입찰한 2년·3년 만기 한전채는 각각 4.2%와 4.4%에 3200억원, 1500억원이 낙찰됐다. CP금리는 지난 12일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락하며 한 달 전 수준인 5.3%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건설사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수요예측을 통해 2500억원 규모 1년 만기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롯데건설(롯데케미칼 보증·AA+)은 KDB산업은행과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사실상 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발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업 전반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량 등급과 비우량 등급에 대한 차별화 양상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2월은 신용평가사의 정기평가 시즌으로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비우량 등급에 대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발행시장에서도 우량등급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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