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끝내고 대면 채비
격주 주 4일 '놀금'도 폐지
먹통사태후 분위기 쇄신 차원
격주 주 4일 '놀금'도 폐지
먹통사태후 분위기 쇄신 차원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사내 알림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내년 3월 1일부터 회사가 지정하는 오피스(사업장) 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 기반 근무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전 직원이 출근해 이용할 수 있는 고정 좌석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는 업무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카오는 직원들에게 "조직·개인별 성과 창출과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원격근무가 오피스 근무보다 더 효과적이거나 불가피한 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경우 최소 단위 조직장은 조직에 최적화된 그라운드 룰을 설정해 원격근무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월부터 임직원마다 자신이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근무제를 시행해왔다. 그동안은 무조건 출근해야 하는 원칙이 없었기 때문에 100% 재택근무가 가능한 구조였다.
특히 카카오 임직원 사이에서 호응을 받았던 '격주 놀금제'(2주마다 주4일 근무)는 반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지난 10월 중순에 발생했던 카카오의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해 '놀금'(금요일 휴무)에도 일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이 생기면서 그렇지 않은 직원들 간의 형평성 논란이 촉발됐던 게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놀금은 카카오 근로 규정상 일해야 하는 날이지만, 임직원 복지 차원으로 회사가 쉴 수 있게끔 편의를 봐준 것이다 보니 놀금에 일했다고 별도 수당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놀금에 일하는 사람이나 쉬는 사람이나 수당이 동일해 먹통 사태 당시 서비스 복구 작업에 매달렸던 서버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카카오는 다음달부터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설정하는 '리커버리 데이' 제도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장려해왔던 카카오가 새해부터 전면 출근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 10월 카카오톡 블랙아웃 사태로 촉발된 자사 서비스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복안 때문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덧붙여 방역당국이 최근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전면 출근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내부에선 이 같은 회사 측 발표에 동요하는 직원이 많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률적으로 사무실 출근 일수 등 근무 방식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집합근무가 기본으로 정해진 만큼 재택근무를 허용할 조직장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