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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랠리 겹쳐…'시총 1조' 탈락기업 45곳

강민우 기자

입력 : 
2022-12-25 17:17:00
수정 : 
2022-12-25 19: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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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카 시총 1.6조 → 6300억
현대산업개발 몸값도 1조이하
코스닥 30곳 줄줄이 탈락
아프리카TV·컴투스 등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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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우량주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시가총액 1조 클럽' 상장사 숫자가 올 하락장에 대폭 줄었다. 기업공개(IPO) 종목과 일부 테마주를 제외하면 올 들어 새로 시총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을 찾기 어려웠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총이 1조원 이상인 국내 상장사(23일 종가 기준·우선주 제외)는 235곳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집계된 280곳과 비교해 45곳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의 경우 210곳에서 195곳으로 15곳 줄었고, 중소형주가 중심인 코스닥에서는 70곳에서 40곳으로 30곳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189곳에서 2020년 227곳으로 늘어난 '1조 클럽' 상장사는 2021년 최대치를 기록한 뒤 올해를 기점으로 재차 감소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주가 급락으로 시총 규모가 큰 우량주 가운데서도 '1조 클럽' 탈락 종목이 속출했다. 코스피에서는 중고차 기업인 케이카의 시총이 1조6397억원에서 6371억원으로 1조원가량 증발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중고차 산업이 침체기에 빠진 영향이다.

폴리이미드필름 생산 기업 PI첨단소재는 시총이 1조6180억원에서 8897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전기차 부품사인 명신산업과 건설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도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중소형 성장주가 주축인 코스닥에서도 탈락 종목이 쏟아졌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시총이 2조3299억원에서 8437억원으로 쪼그라들어 가장 큰 감소 규모를 기록했다. 아프리카TV 주가는 올 들어 63%가량 하락했다.

올 들어 새롭게 시총 1조원을 넘긴 종목 다수는 기업의 실적보다는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 쏠림이 나타난 종목이 많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주목받은 가스주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가스(2조675억원) 대성홀딩스(1조7376억원) 삼천리(1조5368억원) 등 도시가스 업체들은 올 들어 시총 1조원을 돌파했다. 이들 회사는 올 들어 주가가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가량 폭등했다.

도시가스 업체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으로 영업한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이들 회사의 이익도 뛴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일 뿐이란 경고를 내놓고 있다. 도시가스 도매요금과 연동되는 소매요금의 특성상 천연가스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대란으로 도시가스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가스 가격 상승이 이들 업체의 자산가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PO를 통해 올해 증시에 데뷔한 상장사들도 신규 1조 클럽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에선 단숨에 시총 2위로 증시에 입성한 '배터리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코스닥에서도 2차전지 새내기주들이 돋보였다. 분리막을 제조하는 더블유씨피(WCP)는 지난 9월 상장한 이후 시총이 1조4000억~1조5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나란히 상장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1조2526)과 반도체 열처리 장비 회사인 HPSP(1조1240억원)도 증시 입성과 동시에 시총 1조 클럽에 새롭게 가입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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