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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기업 법인세 25→24% 찔끔 인하 … 기업 稅부담 3.7조 줄어

김정환 기자

이종혁 기자

입력 : 
2022-12-22 19:30:17
수정 : 
2022-12-22 2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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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전구간 1%P씩 인하
OECD 평균 23.2%와 간극 여전
경기 살리기 '마중물'엔 역부족
과세표준 전구간 인하하면서
김진표案보다 稅경감액은 늘어
가업상속공제 대상 매출액
현행보다 1천억 늘려 5천억
◆ 새해 예산 대해부 ◆
사진설명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 및 세법 개정안에 대해 일괄 타결했다고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박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등 쟁점 현안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하며 23일 635조원 규모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국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야 합의의 핵심은 법인세 인하다. 현행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1%포인트씩 일괄적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현재 법인세는 과표를 기준으로 △2억원 이하(세율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20%)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22%) △3000억원 초과(25%)로 4개 구간에 걸쳐 나뉘어 있다. 여야 합의안에 따라 앞으로 과표 3000억원을 넘는 기업의 최고세율이 25%에서 24%로 낮아진다. 200억원 초과~3000억원 이하 구간은 22%에서 21%로,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는 20%에서 19%로, 2억원 이하는 10%에서 9%로 각각 조정된다.

이는 과표 3000억원 초과 기업에 매기는 최고세율만 25%에서 24%로 1%포인트 내리자는 당초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비해서는 기업 세 부담 경감폭을 더 넓힌 것이다.

이날 매일경제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과표 구간별 세율 1%포인트 인하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과표 기업을 통틀어 법인세 부담이 3조7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당초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법인세 개정안과 비교하면 세 부담 경감 효과는 크게 뒤처진다.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춰 기업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 즉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포인트 낮추고 과세표준 200억원 이하 기업에 20%, 200억원 초과 기업에 22% 세율을 적용해 현재 4단계인 복잡한 과세체계를 간소화하는 법안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인 2018년 25%로 높아진 세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만약 이 방안이 적용됐다면 본격적으로 세율 인하분이 적용되는 2024년 과표 기업 세 부담 경감액은 6조4000억원으로 이날 여야 합의안에 비해 2배가량 클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1%대 저성장이 불가피하고 주요국과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과표 구간별로 1%포인트씩 세금을 낮추는 이번 합의안으로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마중물'이 되기에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향후 추가 세 부담 완화 조치와 함께 민간 경기를 옥죄는 각종 기업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구간별 1%포인트 세율 인하에도 한국의 절대 세 부담은 주요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지방세까지 포함한 최고세율은 2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23.2%와 비교해 여전히 간극이 크다. 미국(25.8%)은 물론 대만(20.0%), 홍콩(16.5%), 싱가포르(17.0%) 등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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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앞으로 법인세를 OECD 평균 수준인 21~22%까지는 내려야 글로벌 세제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불합리했던 세제도 함께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세 부담을 낮춰 경영에 숨통을 틔우고 궁극적으로 세금을 내는 기업을 늘리는 것 역시 과제다. 경영 부실 등으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기업 비중은 2011년 46.2%에서 지난해 51.7%로 크게 늘고 있다.

이날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담은 상속세 개편은 공제 대상 기업 매출액을 현재 4000억원에서 정부안인 1조원 대신 5000억원으로 단 1000억원 상향하는 데 그쳤다. 현 500억원인 공제한도를 1000억원으로 2배 올리는 정부안 역시 야당의 반발을 넘지 못하고 쪼그라들었다. 여야 합의안은 공제한도를 최대 600억원으로 상향하되 업력이 10~20년 된 기업은 300억원까지, 20~30년 역사의 기업은 400억원까지 적용받는다. 30년 이상 기업만 최대 공제한도인 600억원을 적용받게 된 것이다.

방만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수술해 빈곤한 대학 재정 지원에 활용하는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신설안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정부안은 교육교부금에 포함되는 교육세수(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지원금 제외) 연 3조원과 일반회계 전입금 2000억원을 대학 재정 지원에 활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육교부금을 틀어쥔 전국 교육감들을 등에 업은 야당의 반발에 부딪혀 여야는 고등교육특별회계를 내년부터 2025년 말까지 3년간 한시 운용하기로 했다. 교육세에서 특별회계로 이관하는 액수도 절반을 감액해 1조500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김정환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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