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에 따르면 10월 14일 국고채 29억원어치를 매입한 고액 자산가 A씨의 평가금액은 21일 기준으로 32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매매차익만 고려한 수익률은 7% 선이다. 10월 18일 한전채를 19억원어치 매수한 투자자 B씨 역시 현재 평가금액은 20억4000만원으로 수익률 2%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자까지 고려하고 연으로 환산하면 세전 수익률은 20% 수준으로 높아진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채권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로 채권을 구입한 투자자들은 내년에도 수익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전채 발행금리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10월 28일 최고 5.9%에 발행된 한전채에 투자한 투자자들 수익률 역시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안정적인 한전이 고금리 상품을 발행하면서 많은 자산가들이 대거 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0월 28일 발행된 한전채에 투자했다가 현재 만기수익률(YTM)인 4.64%에 매각했다고 가정할 때 평가차익만 따져도 연 환산으로 14.6%에 이른다. 여기에 이자까지 고려하면 연 환산 수익률은 20.5%(세전)에 달한다. 22일 발행금리(4.15%)에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이자까지 고려한 연 환산 수익률은 26.3%(세전)까지 높아진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 조치 중 채권시장을 꼽으며 국고채·지방채·한전채 발행 물량 축소, 발행 시기 조절 등을 통해 시장 안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또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회사채 투자 시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하이일드 펀드가 저신용 채권(BBB+ 이하)을 45% 이상 편입하면 분리 과세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거시경제 안정성 관리와 민생 회복 대책 등이 다수 나열됐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채권시장 안정화 대책"이라며 "국내 잉여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방향을 틀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한 것으로, 내년 초까지 미국 금리 인상이 이어지겠지만 이번 대책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건설업종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는 모두 롯데건설(A+)과 태영건설(A)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과 한기평은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BBB+)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한신평은 이달 중순 동부건설(BBB)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내린 바 있는데, 시간을 두고 건설사에 대한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강봉진 기자 /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