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올해 5000억달러(약 644조원) 이상 증발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 30곳의 실적을 추적하는 다우존스 미디어 타이탄 지수는 올해 들어 40% 하락했다. 해당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조3500억달러(약 1736조9100억원)에서 8080억달러(약 1039조580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월트디즈니(-45%), 패러마운트(-42%), 넷플릭스(-52%),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63%), 로쿠(-81%)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는 물론 스포티파이(-69%) 등 음악 서비스 제공 업체까지 상당수 미디어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들 기업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반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2020년 3월부터 시작된 주식 시장 호황 등과 맞물려 좋은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상승,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광고 축소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

FT는 "(경쟁 심화로) 미디어 기업들의 경영진이 스트리밍 콘텐츠에 수백억 달러를 지출하는 동안 가계는 생활비 부담 확대 등 재정 압박에 못 이겨 유료 구독을 중단하거나 무료로 전환했다"며 "광고주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홍보비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