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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내년 하반기 돼야 감산효과 기대

김제관 기자

입력 : 
2022-12-18 17: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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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증시전망 ① 반도체
재고 늘고 가격하락 겹악재
내년 글로벌 매출 3.6% 감소
메모리 의존 높은 SK 더 타격
"2024년 본격 성장국면 재진입"
◆ 2023 증시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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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대표 업종인 반도체의 내년 업황이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스마트폰, PC, 서버 등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반도체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공급 억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반도체 수요 역시 반등해 업황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이 304조2020억원으로 올해 대비 1.3% 하락하는 데 그치지만, 영업이익은 33조621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29.79%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더 암울하다.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22.44% 하락한 35조58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올해 8조3033억원을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영업손실이 1조3584억원에 달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5960억달러(약 777조원)로 올해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 3분기 예측한 성장률(-2.5%)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산업연구원(KIET)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감소에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수출이 올해 전년 대비 1.6% 성장에 그치는 데 이어 내년에는 9.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기업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는 내년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올해 대비 16.2%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매출의 경우 올해 2.6% 감소한 905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18% 감소한 742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상태가 내년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낸드 매출도 올해 688억달러에서 내년 13.7% 감소한 594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요 위축에도 D램 생산이 지속됨에 따라 공급자 재고는 내년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며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보다 37.2% 하락하고, 낸드의 평균 판매가격도 46%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에 악성 재고가 너무 많이 쌓여 실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일수는 39.5주로, 2023년은 재고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증가한 재고량은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평가손실로 반영될 것이며, 이는 생각보다 규모가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투자 축소,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반도체 수요 역시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시장은 올해 대비 약 6% 감소하겠지만, 이미 반도체 부문별로 재고 조정이 진행 중이고 투자 축소까지 논의되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사이클상 변곡점이 나타나고, 2024년 이후부터 반도체시장은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최우선 추천 종목(톱픽)으로 꼽았다. 삼성전자의 내년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7만6708원이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사인 TSMC가 대체하기 어려운 기업이라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디스플레이에서 그렇다"며 "반면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은 TSMC의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감산을 공식화한 가운데 삼성은 감산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생산라인 효율화 등 방법으로 일정 부분 자연스러운 감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2017년 45.8%에서 올해 42.4%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4년에는 재차 45.7%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낸드 점유율도 같은 기간 36.5%에서 33.8%까지 하락하지만 2024년에는 다시 35.7%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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