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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내년 소아과 대란 오나 수련병원 75% "진료축소"

심희진 기자

입력 : 
2022-12-16 17:45:05
수정 : 
2022-12-16 19: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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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학회 긴급설문
"의료진 부족, 더는 못 버텨"
국내 소아청소년과 수련병원 4곳 중 3곳(75%)이 의료진 부족 등 이유로 내년부터 진료 축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진료를 폐쇄 혹은 축소하겠다는 곳이 많아 어린이 위급 환자에 대한 대규모 공백이 우려된다.

16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병원 96곳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중 75%가 내년에 진료를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응급진료 폐쇄·축소가 61%로 가장 많았고 입원 축소(12.5%), 중환자실 축소(5%)가 그 뒤를 이었다.

수련병원들은 진료 축소 배경으로 전공의가 부족해진 탓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당직 업무가 최근 2년간 과도하게 많아진 것을 꼽았다. 이번 조사에서 내년에 근무할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수련병원은 3곳 중 1곳으로 집계됐다. 소아청소년과 전체 정원에서 전공의가 근무하는 비율은 39%에 그쳤다. 상급종합병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잠정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이 야간 진료나 응급실 진료를 전면 중단 또는 축소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진료량이 40% 감소해 지역거점 1차 진료 체계가 붕괴됐다"며 "24시간 응급 진료가 가능한 수련병원이 전체 중 36%에 불과하고, 입원 전담 전문의가 없는 곳은 73%에 달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이날 대한병원협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과 간담회를 열고 현행 입원·진료 수가 2배 인상, 정부 전담부서 신설을 비롯한 긴급 대책을 요구했다. 초저출산에 따른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고 의료진 감소를 막으려면 수가 인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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