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국제

봉쇄 풀었지만 … 이미 얼어붙은 中소비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12-15 17:19:46
수정 : 
2022-12-15 17:52:26

글자크기 설정

제로코로나가 경제 짓눌러
11월 소매판매 5.9% 급감
시장 전망치 크게 밑돌아
생산·투자 증가율도 둔화
12월도 경제부진 이어질 듯
中당국 "내수확대가 돌파구"
사진설명
'제로 코로나'가 마지막까지 중국 경제를 짓눌렀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코앞에 뒀던 지난 11월 중국의 생산·소비 관련 주요 지표가 모두 예상치를 밑돌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향후 내수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이너스로 전환한 지난 10월(-0.5%)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3.7%도 크게 밑돌았다.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상하이 전면 봉쇄가 이뤄졌던 지난 5월에 역성장(-6.7%)했다가 6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됐다. 하지만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실시되면서 10월, 11월 두 달 연속 소비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11월에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솽스이'가 있었지만 제로 코로나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국의 11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는 데 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6%는 물론 전월(5.0%)도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11월 산업생산이 둔화된 모습을 보인 것은 중국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장들의 가동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노동자 탈출과 시위 사태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빠르게 증가했던 자동차 수요가 다시 줄어들면서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수출, 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 성장축으로 꼽히는 고정자산투자는 올해 1~11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전달 발표된 1∼10월 증가율(5.8%)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경제가 악화하면서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11월 도시 실업률은 5.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1월 17.1%를 기록해 10월(17.9%)보다는 소폭 개선됐다.

경제 부진은 12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시작했지만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여전히 생산과 소비 활동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향후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내수에서 찾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무원은 전날 소비 촉진, 투자 확대, 유통 시스템 현대화, 핵심 기술 확보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내수 확대를 위한 전략 계획 요강'(2022~2035년)을 발표했다. 요강은 "내수 확대 전략은 국제 환경의 심각한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필연적 요구"라며 향후 성장동력의 무게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옮겨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월과 같은 연 2.75%로 결정했으며, 이로 미뤄볼 때 중국이 이달 20일께 발표할 12월 기준금리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선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금리 평균치인 대출우대금리(LPR)가 기준금리로 통한다. 1년 만기 LPR가 일반 대출금리, 5년 만기 LPR가 부동산담보대출 기준이다. 통상 MLF 금리와 1년 만기 LPR가 연동된다. 인민은행의 이날 MLF 동결로 시중은행에 3200억위안의 유동성이 공급됐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