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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이든 "물가 정상화 확신"… 美금리 정점 임박했나

권한울 기자

임영신 기자

박윤예 기자

입력 : 
2022-12-14 17:49:04
수정 : 
2022-12-14 19: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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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美CPI 예상치 밑돌자
내년 초 빅스텝 전망 꺾이고
월가 "베이비스텝 유력"
최종금리 4.75~5% 우세
원화값 1주일만에 1200원대
코스피도 1.13% 상승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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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시장이 안도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진단에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으면서 위세를 떨치던 킹달러 현상이 크게 약화됐다.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초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금리 인상 감속에 나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3일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7.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7.7%였던 10월에 비해 한 달 사이에 0.6%포인트 낮아졌고, 월가 전망치인 7.3%보다도 낮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를 기록하며 10월(6.3%)보다 하락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인 6.1%를 밑돌았다. 연준은 미래 물가 상승률을 예측하는 지표로 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PI 발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더 많지만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정상화에 훨씬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물가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반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2개월 연속 물가 압박이 완화되면서 내년 초 금리 인상 수준을 두고 연준 인사들의 생각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내년 2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마저 점쳐졌지만 CPI 발표 이후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연준은 지난 6월부터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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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타 마르코우스카 제프리스LL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진영에서 가능한 한 빨리 금리 인상 속도를 0.25%포인트로 늦추자고 더 강력히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 관심은 내년 1월 31일~2월 1일 열리는 FOMC 회의로 옮겨졌다. 연준이 1980년대 이후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고, 인플레이션과 임금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리고 이를 얼마나 유지할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 2월 1일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드 인상할 가능성이 55%라고 전망하며 CPI 발표 전날(35%)보다 높게 봤다. 최종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치인 5% 이상이 아니라 4.75∼5.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자 연준이 기준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달러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3일 CPI 발표 직후 0.82% 하락하며 전날 대비 1.09% 내린 103.98에 마감했다. 이는 최근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서 노동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핌코의 북미 경제학자인 티파니 와일딩은 "내년 초 노동시장이 눈에 띄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 "연준이 2월까지 금리를 올린 뒤 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서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소식에 원화값은 일주일 만에 1200원대로 올랐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9.7원 오른 1296.3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이 1290원대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 5일(1292.6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13% 오른 2399.25, 코스닥은 1.94% 오른 729까지 상승했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 위주로 각각 1000억원 이상 사들였다.

[권한울 기자 / 임영신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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