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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中 허술한 위드코로나에 감염 폭증 … 무증상자는 통계서 아예 뺐다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12-14 17:34:42
수정 : 
2022-12-14 2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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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스템 준비 안돼 대혼란
일상 회복 기대감 거의 사라져
中본토선 화이자 접종 불가
mRNA백신 맞으려 마카오행
IMF, 내년 中성장률 하향 경고
"환자급증으로 경제 어려워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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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신규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관련 통계 발표는 사실상 중단됐다. 또 당초 기대와 달리 소비와 생산이 오히려 역성장하는 등 중국 경제도 삐걱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방역정책 완화로 전염병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4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원하는 사람만 받는 방침을 시행함에 따라 다수의 무증상 감염자가 PCR 검사를 받지 않고 있어 무증상 감염자의 실제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며 "오늘부터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공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중국은 일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를 공개할 때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해서 발표해왔다. 하지만 지난 7일 이뤄진 방역 완화 조치 발표를 계기로 상시적인 전수 PCR 검사가 폐지되고,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대다수 무증상자가 집계에서 누락됐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는 크게 늘어나는데 정부 통계에서는 오히려 확진자가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정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자 정부가 결국 무증상자 발표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무증상자를 제외하면서 이날 발표된 중국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지난 13일 기준)는 2249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말에는 일일 신규 감염자가 4만명을 웃돌았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베이징에서도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감염을 우려한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거리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고, 배달기사의 감염이 늘면서 음식 배달이나 택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장들 역시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출근자가 줄어들면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불안이 강해지면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을 위해 마카오를 찾는 중국인이 크게 늘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중국 본토는 화이자 백신 등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만큼 예방 효과가 높은 mRNA 백신을 맞기 위해 마카오를 방문하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도 중국의 섣부른 위드 코로나 전환이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3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급증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노동자가 일시적으로 일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의 방역 완화는 앞으로 몇 개월간 (중국 경제에)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드 코로나 부작용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IMF는 지난 10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고 내년에는 4.4% 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중국이 위드 코로나의 혼란에서 벗어나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내년 하반기에는 이를 극복하면서 성장 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영국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내년에 5.8%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15일 개회할 예정이었던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가 갑자기 계획대로 열린다고 번복되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매년 12월 열리는 이 회의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최고위 정책 결정자들과 지방정부 고위 관료, 국영기업 대표 등 수백 명이 참석해 이듬해 중국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정이다.

당초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시작할 예정이던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해 연기됐으며 언제 열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회의가 열리는 수도 베이징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수백 명이 참석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게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한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수시간 뒤 블룸버그는 "중국 당국은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회의를 연기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예정대로 15일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결정이 번복된 이유에 대해서는 "왜 방침을 바꿨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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