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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둘기파·매파 정면 충돌한 연준 "이러다 침체" "아직 인플레 심각"

권한울 기자

입력 : 
2022-12-13 17:49:48
수정 : 
2022-12-13 23: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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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0.5%P 인상 유력하지만
최종 기준금리 놓고 이견 팽팽
◆ 美 인플레 분수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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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성탄 선물 안길까 13~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주식 거래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3~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주요 지표의 해석을 두고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와 매파(통화 긴축 선호)의 의견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는 한뜻이었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비둘기파는 물가가 내년 꾸준히 진정될 것으로 보고 조만간 금리 인상 중단에 힘을 쏟고 있다.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 불필요한 수준의 경기 둔화와 실업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점검할 시간도 없이 너무 빨리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더 긴축할 수 있지만 우리는 시스템이 저절로 작동하도록 해야 하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매파는 내년에도 물가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금리를 더 올리거나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이 뚜렷하게 둔화하지 않는 한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율은 3∼4% 수준이 될 전망이며,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1970년대식 과오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기록적인 물가를 잡기 위해 최근 네 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 인상폭과 인상 속도에 대한 새 역사를 썼다. 연준은 2020년 초부터 약 2년간 0.25%(상단 기준) 수준에 머물던 미국 금리를 4%까지 끌어올렸다. WSJ에 따르면 긴축 기간에 인상폭이 가장 가팔랐던 시기는 1994~1995년으로 당시 12개월 동안 총 3.0%포인트를 인상했다. 연준은 이때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금리 인상폭이 가장 컸던 때는 24개월 동안 총 4.25%포인트를 인상했던 2004~2006년이다.

이런 상황에서 WSJ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고점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등 두 가지 난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연준 수석 경제학자 출신인 빈센트 라인하트 드레이퍼스앤드멜런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쉬운 인상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WSJ는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5%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을 소개하면서 현재까지는 파월 의장이 그러한 전망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파월 의장이 이르면 이달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14일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77%라고 전망했다.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은 23%로 나타났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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