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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풀 죽은 푸틴, 10년 만에 연례 회견 취소

박민기 기자

입력 : 
2022-12-13 1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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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연일 우크라에 밀려
전세 불리하자 질문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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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매년 12월 진행했던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군이 연일 철수하는 등 고전하자 이에 대한 질문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올해는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이 없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대신 소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나 기회를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취소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2000년 크렘린궁 입성 후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매년 12월에 연말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내외 기자들 수백 명이 참석해 3시간 넘게 푸틴 대통령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사실상 외신 기자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국가 현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였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이후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으로 국민들의 거센 비난도 받았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현재 상황에서 미래를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이 없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정치전문가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 대통령이 국내 문제에 관여하거나 일상적인 질문에 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정치전문가인 미하일 비노그라도프는 "현재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긴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나라가 침체기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이 연말 기자회견을 취소한 데 이어 크렘린궁은 그가 참여하는 연방의회 연설 날짜도 언급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공지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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