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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세에도…노조에 울고웃는 현대차그룹

이유섭 기자

입력 : 
2022-12-13 17:34:22
수정 : 
2022-12-13 19:2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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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전기차공장 '극과극'
화성 전동화공장 착공 놓고
노조 반대로 7개월째 대립
21조 투자 계획 공회전중
광주는 계획없던 생산 합의
해외 생산물량 국내로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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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대세가 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놓고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 양 사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금액의 상당수는 신규 공장 건립에 사용된다. 2030년 기준 연간 국내 전기차 생산을 글로벌 생산량(323만대)의 45%에 달하는 144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전동화 계획을 발표하며 기아 화성공장(오토랜드 화성)에 전기차(EV) 기반 목적기반차량(PBV) 전용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것이 기아 전동화 계획의 큰 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 늘려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수에 머무르지 않고 PBV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전동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노사가 화성 전동화 공장 착공을 놓고 7개월째 대립하고 있는 것은 회사에는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상반기 착공·2025년 하반기 양산이란 경영계획이 노조 반대로 틀어질 경우 그룹 전체의 전동화 청사진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장 착공은 내년 상반기더라도 기아는 이에 앞서 상당 기간 사전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기아가 화성 PBV 공장을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2025년 도입할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차량호출·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승용 중심의 전기차가 주종인 세계 시장에서 PBV가 존재감을 낼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기아 화성 신공장 설립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기아 노조는 '고용 확보'만을 외치며 노사 합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기아 노조는 "전동화 전환은 자동차 산업의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며 "전기차 생산은 필연적으로 조합원 고용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규모 20만대 △모듈공장 사내 유치 △플라스틱·차체공장 사내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답보 상태에 빠진 화성과 달리 기아의 또 다른 생산기지인 광주 오토랜드는 연초 경영계획에 없던 전용 전기차 생산에 합의했다. 당초 기아는 2027년까지는 광주공장에서 친환경차 생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주에서도 전기차를 만들자는 노조 요구에 따라 원래 해외공장 생산물량인 SUV 전기차 신차를 2025년부터 이곳에서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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