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5년7개월만에 승인
신한울1호기 이어 가동 재개
겨울철 전력 대란 우려 줄 듯
尹정부 원전 활성화정책 속도
신한울1호기 이어 가동 재개
겨울철 전력 대란 우려 줄 듯
尹정부 원전 활성화정책 속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 4호기에 대한 임계를 허용했다고 9일 밝혔다. 임계는 원자로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일어나며 생성되는 중성자 수와 소멸하는 중성자 수가 같아 평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즉,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다.
원안위는 정기검사를 통해 건물의 구조 건전성을 확인했고 문제가 된 격납 건물의 공극(틈)에 대한 보수 공사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정기검사 97개 항목 중 임계 전까지 수행해야 할 87개 항목에 대한 검사를 마쳤고 원전이 장기간 가동을 멈추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점검 기간에 격납 건물에서 기준 두께에 미달하는 철판은 모두 교체됐다. 공극 140개와 건물 외벽에 철근이 노출된 23곳에 대한 보수도 진행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보수 작업이 끝난 뒤 시험을 진행해 기준을 만족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빛 4호기는 전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18일 정기검사 진행 중 격납 건물에서 공극과 철판 부식 등이 발견돼 가동을 멈췄다. 이후 민관 합동 조사단까지 구성해 격납 건물 구조 건전성 평가를 수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조사단이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지금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재가동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안위 관계자도 "한빛 4호기의 경우 정기검사에서 공극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생기면서 검사에만 5년이 걸렸다"며 "다른 원전도 정기검사는 동일한 절차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후속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울 1호기에 이어 한빛 4호기까지 재가동하면서 겨울철 전력 공급도 한층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올겨울 전력 수요가 내년 1월 셋째 주(15~21일) 90.4~94.0기가와트(GW)로 피크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 전력이 8만㎿를 넘은 날이 7일 중 4일로 집계됐다. 최대 전력이 높아진 것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기기 사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잇따른 원전 재가동으로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울 1호기와 한빛 4호기의 설비용량을 합치면 2400㎿ 규모다. 원전보다 연료비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나 유연탄(석탄) 발전 등을 그만큼 덜 가동해도 된다. 한전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랐지만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면서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값비싼 연료를 덜 쓰는 만큼 무역적자도 완화될 수 있다.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이 급증하면서 무역적자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달 초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유·가스·석탄 등이 높은 수입 단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광섭 기자 / 정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