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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부發 대출금리 인하…우리은행부터 시작

채종원 기자

입력 : 
2022-12-09 17: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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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최대 0.85%P 내려
KB·신한·하나銀도 검토나서
각종 대출금리가 연 7%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우리은행이 9일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내렸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의 대출금리를 모니터링하면서 금리 인상 자제 신호를 보냈는데,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이에 호응한 사례다. 대출금리 인하 흐름이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우리은행은 "내년 4월 30일까지 신규 코픽스(COFIX) 6개월 변동 기준 전세대출(신규·연장)에 한해 금리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다만 계획한 취급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은 우리전세론, 우리WON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 i-Touch전세론 등 총 4개다. 상품별로 전세대출 보증기관에 따라 주택보증(주택금융공사)은 0.85%포인트, 서울보증(서울보증보험)은 0.65%포인트 내린다. 이에 따라 우리전세론(주택보증 1억원 이상 등)은 대출금리가 지난 8일 연 6.26~6.66%에서 연 5.41~5.81%로 0.85%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전세대출 금리 인하를 통해 고객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대출금리 조정의 신호탄을 쏜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도 전세자금 대출금리 인하가 필요한지, 만약 조정하게 된다면 그 시기와 폭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대출 금리가 최근 연 7%대까지 치솟으면서 서민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코픽스(변동금리 6개월) 전세대출 금리는 연 5.19~7.33%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졌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차주도 늘어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 전월세 거래량 20만5206건 중 월세 비중은 51.8%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7%포인트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도 지난 10월과 11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57억원으로 10월 말 대비 9987억원 줄어든 수치다. 당국은 전세대출뿐만 아니라 현재 각 은행이 대출금리를 계속 올릴 요인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적절한 개입의 필요성도 내비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반시장적인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당국은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고 이후 예금금리 상승 흐름은 한풀 꺾였다. 당국은 대출금리와 관련해 주 단위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에서는 최근 금리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정부 개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내릴 경우 자칫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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