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기업

"따뜻한 나라로 여행 떠나요" 한겨울 여름용품 '특수'

김규식2 기자

입력 : 
2022-12-09 17:22:10
수정 : 
2022-12-13 14:24:17

글자크기 설정

수영복·튜브·선글라스 등
해외여행 증가로 수요 쑥
날씨 온화한 日후쿠오카
한국인 방문객 많이 찾아
직장인 김 모씨(37)는 이달 말 일본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지 못해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휴가를 길게 내지 못해 유럽으로는 가지 못하고 일본 여행을 택했다"면서 "따뜻한 곳에 머물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에 접어들면서 '역시즌' 물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영복, 선글라스처럼 주로 한여름 휴가철에 많이 판매되던 아이템들이 겨울에 팔리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들이 여행객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보복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패션 쇼핑몰에서는 바캉스 용품 판매가 폭증했다.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선 지난달 수영복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0% 폭증했다. 선글라스 판매액 또한 같은 기간 217% 늘었는데, 패션업계는 이를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역시즌 여름 상품' 열풍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불고 있는데, 20·30대 여성이 많이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는 지난달 수영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하기도 했다.

W컨셉 관계자는 "따뜻한 휴양지로 떠나는 수요가 늘면서 수영복과 선글라스를 비롯한 휴가철 용품 매출이 급증했다"면서 "이런 수요에 발맞춰 오는 12일부터 바캉스 기획전을 열고 최대 60% 할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영복과 선글라스뿐만이 아니다. 물안경, 오리발, 튜브 같은 물놀이 용품 또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패션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물놀이 용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단순히 휴식을 취하러 해외여행을 떠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름휴가철처럼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플러스 관계자는 "해외여행을 떠날 때 필요한 캐리어 또한 판매가 늘고 있다"면서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가 널리 퍼지면서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보다 날씨가 비교적 따뜻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지난 10월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단했던 무비자 입국을 재개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항공권 판매가 최근 폭증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팔린 항공권 가운데 41%는 일본행이었다. 지난 10월 전체 항공권 건수 가운데 일본행은 39%였는데 더욱 많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본 가운데 비교적 날씨가 따뜻한 지역이 인기를 끌면서 후쿠오카로 향하는 항공권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 가운데 일본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때 이른 휴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규식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