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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이든 보란듯 … 시진핑 "일대일로 - 네옴시티 연계 개발하자"

손일선 기자

입력 : 
2022-12-08 17:37:00
수정 : 
2022-12-08 23: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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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사우디 국빈방문 돌입
빈살만, 전투기 4대 띄워
시주석 전용기 특별 의전
바이든 홀대와 정반대 행보
미국언론 "美·사우디 관계
일부일처시대 사실상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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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10일까지 사우디에 머물면서 빈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빈살만 왕세자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사우디아라비아가 6년 만에 사우디를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군 전투기를 동원한 특별 의전을 제공하며 환대했다. 시 주석은 현지매체 기고문을 통해 "일대일로 건설과 사우디 비전 2030을 연계해 양국 협력관계를 강화하자"고 화답했다. 이번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사우디와 미국 간 '일부일처 시대' 종식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사우디 매체 리야드 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사우디를 방문한 목적은 중국과 사우디, 중국과 중동 간 1000년 이상 지속된 우정을 이어가고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아랍의 주권 독립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고 아랍 국가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하게 지지한다"며 "100년 만에 찾아온 새로운 국제정세 속에서 중국은 중동 국가들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운명 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사우디에도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맞서 중국이 사우디를 우군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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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은 이번을 기회로 삼아 사우디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함께 독립·자주 원칙을 지켜가며 외부 간섭에 맞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의 핵심 대외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와 사우디 비전 2030 간 연계를 공고히 하자고 제안했다.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서울 면적 대비 44배에 달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외신들은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중국 기업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계약이 다수 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 SPA통신은 이 기간 사우디와 중국이 1100억리얄(약 38조6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도 시 주석의 방문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시 주석을 태운 전용기가 사우디 영공에 진입하자 사우디 공군 전투기 4대가 에스코트를 했다. 이어 전용기가 수도 리야드 상공에 들어서자 의전 호위기 '사우디 호크' 6대가 전용기와 동반 비행을 했다.

리야드 공항 영접에는 리야드 지역 수장 파이살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왕자와 외교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장관인 야시르 알 루마얀, 그 외 다른 주요 왕실 인사와 고위 당국자들이 나왔다고 인민일보는 소개했다.

시 주석은 사흘간 사우디에 머물면서 무함마드 빈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할 예정이다. 또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한다.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한 것은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석유 증산 등을 설득하기 위해 사우디를 찾았다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돌아간 지 5개월 만이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사우디와 미국 간 '일부일처 시대' 종식은 물론이고 중동·중국 관계가 미국의 반대에도 무역이나 안보 측면에서 지속 발전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CNN은 빈살만 왕세자가 지난여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였던 냉담한 태도와 확연히 대비되는 최고 수준의 화려한 외교 무대로 시 주석을 환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에 암묵적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 아랍 외교관은 CNN에 중국과 사우디 간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빈살만 왕세자에게는 커다란 외교적 승리이고 중국에는 미국의 옛 뒷마당에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사우디를 찾은 것은 수십 년간 지속돼온 사우디와 미국의 '일부일처 시대' 종식을 의미한다며 사우디는 냉전 2.0 시대를 맞아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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