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제품의 출하량(6일 기준)은 평소에 비해 47%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이들 기업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출하를 못 하는 형편이라 운송 차질이 계속되면 이번주부터는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석유화학 업종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일 기준 수출 물량은 5% 출하에 불과하고 내수 물량은 65%에 그쳤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도 이번주 말부터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는 GS칼텍스와 LG화학, 여천NCC는 물론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DL케미칼 등이 몰려 있다. 대산 석유화학단지에도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KCC, 코오롱인더스트리 같은 주요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다행히 수출입 컨테이너가 드나드는 전국 항만 물동량은 평시 상태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6일 밤 기준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126%로 집계됐다. 화물연대 조합원이 많아 반출입이 거의 멈췄던 전남 광양항은 111%까지 올라왔다.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은 129%, 2위 인천항도 136%로 올랐다. 이미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시멘트는 6일 하루 16만6000t이 운송돼 평시(18만8000t)의 88%까지 회복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업무개시 명령을 재가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철강 업종 화물차주는 59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 중 화물연대 조합원이 30% 정도 될 것으로 본다. 석유화학 업종은 차주들이 내용물 구분이 어려운 컨테이너를 싣고 다녀 제품별 화물차주가 몇 명인지 알 수 없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다만 시멘트(2500여 명)까지 합치면 업무개시명령의 대상 화물차주는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의 파업은 현저히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민주노총 총파업이 시작된 6일 화물연대 파업 참가인원을 4400명으로 집계했다. 5일 5300명의 83% 수준이다. 이는 파업 출정식이 열린 지난달 24일 9600명에 비해서는 46%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철야 대기 중인 파업 인원은 지난주 평균 3200명에서 6일 1460명으로 급감했다.
정부는 현업 복귀를 독려하는 한편 명령 불응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시멘트 화물차 기사 1명을 7일 경찰에 고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업무개시명령 불응과 관련한 첫 제재 사례다.
화물연대 조합원이 파업에 불참한 동료들을 폭행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7일 부산에서는 트레일러 운전자를 폭행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경찰에 체포됐다.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50대 A씨는 이날 0시 2분께 부산시 강서구 부산항 신항 앞 노상에서 트레일러 운전자인 50대 B씨의 목 부위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자신의 차량 앞 유리에 달걀이 날아오자 차량에서 내린 뒤 항의하다가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 화물연대 관계자가 운송사에 보낸 협박 문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됐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사무실과 천막 농성장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청은 이번 총파업 관련 35건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54명을 수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종혁 기자 / 권오균 기자 / 오수현 기자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