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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화값 안정 승부수 국민연금 10% 환헤지

김정범 기자

입력 : 
2022-12-07 17:50:20
수정 : 
2022-12-08 11: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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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율 못박아 통보
최소 336억弗 시장공급
달러값 하락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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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화값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연금 해외 투자 자산의 10%에 대해 환(換)헤지를 하도록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자산의 10%를 환헤지하면 외환 시장에 공급되는 달러는 단순 계산으로도 40조원이 넘는다.

2018년 이후 환헤지를 하지 않고 '환오픈' 전략을 고수했던 국민연금이 4년 만에 환헤지에 들어가면 다른 연기금들도 환헤지에 나설 것으로 보여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민연금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최소 6개월간 이 같은 환헤지 비율을 설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안건은 다음주 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를 거친 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는 3355억달러(약 443조7000억원·9월 기준)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나설 때는 현물 달러를 사들이는데, 이로 인해 달러 수요가 늘어 원화값 하락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매일경제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 사들인 달러는 한화 기준 11조883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외환 순매수액은 31조6000억원에 달한다. 매입한 외화 대부분이 달러였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10%로 상향 조정하면서 외환시장에 추가로 공급되는 달러 규모는 336억달러(약 44조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하루 평균 달러 거래량이 84억97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시장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적 기관투자자가 환헤지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 외환시장에는 '달러 공급' 효과를 가져온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위해 달러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이 달러 매도·매입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시장에서 달러 현물환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달러가 풀리면 원화값 강세 요인이 된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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