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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이든, TSMC 美공장서 "제조업 부활"… 재선행보 본격화

강계만 기자

입력 : 
2022-12-07 17: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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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투자액 3배 늘린 TSMC
"400억弗 들여 신공장 건설"
팀 쿡 "아이폰 칩 美서 조달"
바이든 "美공급망 게임체인저"
백악관 "대선출마 내년초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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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 피닉스의 대만 TSMC 공장에서 연설을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이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왼쪽 둘째)가 지켜보는 가운데 팀 쿡 애플 CEO(맨 왼쪽)와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대만 반도체 업체인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 찾아가 "미국 제조업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실리콘 카바이드(SiC·탄화규소) 웨이퍼' 생산 업체인 SK실트론CSS 미시간주 공장을 방문해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 더 이상 인질로 잡혀 있지 않겠다"고 연설한 데 이어 TSMC 공장에서도 제조업 부활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TSMC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에서 열린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반도체 장비 반입식에 참석했다.

TSMC는 지난해 4월부터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투입해 5나노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TSMC의 첫 번째 미국 사업장으로, 2024년에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나아가 TSMC는 기존 투자 계획을 약 3배로 증액해 애리조나에 2공장을 건설하는 등 총 4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신공장에서는 최첨단 3나노 칩 생산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매출 400억달러와 연 수익 100억달러를 기대한다. 또 1만개의 하이테크 일자리 창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미국 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혜택과 맞물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경험을 언급하면서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집중력을 유지할 경우 세계 어떤 나라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지도자들이 미국 경제 회복력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미래에 대해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다"며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TSMC 애리조나 공장에는 장중머우(모리스 창) TSMC 창업자 겸 전 회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등 산업계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쿡 CEO는 애플의 아이폰과 맥북용 칩을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조달하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TSMC 칩에 자랑스럽게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가 찍히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플이 모든 고급 칩을 해외에서 구입했었지만 이제 더 많은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게 된다"면서 "이것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미국이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도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TSMC는 가장 앞선 반도체 제조업 기반을 미국으로 다시 데려오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미시간주와 애리조나주 반도체 사업장을 연이어 찾아간 것은 2024년 차기 대선을 바라본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애리조나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합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애리조나에서 승리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애리조나를 탈환했다. 또 민주당이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막판 접전 끝에 상원의원 자리를 유지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중간선거 선전에 힘입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도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론 클라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경영자 협의회 서밋에서 "많은 민주당원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연휴 직후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지를 기존 아이오와주가 아니라 인종 다양성 등을 보다 잘 보장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 대신 일반 유권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룰' 변경 요청도 재선 도전을 위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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