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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진핑 '중동 끌어안기'… 빈살만과 38조원 계약할 듯

이유진 기자

입력 : 
2022-12-07 17: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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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일정 사우디 국빈방문
中기업 '네옴시티' 대거 참여
미국과 소원해진 틈 비집고
걸프국과 에너지 협력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10일 3박4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2016년 이후 6년 만의 방문으로, 미국이 사우디와 소원해진 사이 '중동 끌어안기'를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구매처를 확보하고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게 이번 방문의 목적으로 여겨진다. 미국을 대신할 중동 중재자가 필요한 사우디 역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7일 사우디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10일까지 머물며 무함마드 빈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한다. 시 주석은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시 주석이 2~3일 일정으로 사우디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정이 하루 이상 늘어났다. 빈살만 왕세자가 공항에서 시 주석을 맞아 성대한 환영 행사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에 사우디와 중국이 1100억리얄(약 38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SPA통신은 예고했다.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은 두 차례의 국제회의에 연달아 참여하면서 다른 걸프국가와도 유대 강화에 나선다. CNN은 최소 14명의 아랍 정상이 중국·아랍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을 통해 에너지 협력 확대도 노리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석유 구매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 문제가 악화되면서 서방이 제재에 나서더라도 중국에 계속 에너지를 공급할 에너지 우방이 절실하다. 앞서 시 주석이 지난 9월 석유, 가스,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것도 비슷한 목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알리 시하비 전 아라비아재단 이사장은 AFP통신에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은 최근 몇 년간 양국 관계가 상당히 깊어졌음을 보여준다"면서 "사우디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사우디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며 양국 군사 관계도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원유 수출량의 4분의 1은 중국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중국이 중동의 균형자 역할을 일부 맡아주기를 기대한다. 사우디는 미국의 최대 중동 우방이었으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수년간 소원했다. 사우디가 최근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강제 노동 및 구금,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 미국이 비판한 문제들에서 중국 편을 든 것도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러브콜로 해석할 수 있다.

사우디는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추가 회원으로 참여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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