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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텝 꼬인 파월 속도조절론 … 내년초도 빅스텝 전망

진영태 기자

입력 : 
2022-12-06 17:47:06
수정 : 
2022-12-06 19: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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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용지표 예상밖 호조
서비스업 지수 활황 신호에
연준 매파 목소리 더 커져
내주 소비자물가가 큰 변수
최종 금리 5% 웃돌 전망에
투자심리 급속히 얼어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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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신호를 강하게 내비쳤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신규 고용 시장과 서비스업 부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탄탄한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다시 초강경 긴축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달 14일과 내년 2월에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식지 않는 노동 시장 과열로 인해 내년에도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안점을 뒀던 물가 상승 압력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탄탄하게 유지되는 고용 환경과 임금 상승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늦출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신들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연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파월 의장은 "과잉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어 지난 1일 1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인 49.8보다 낮은 49로 발표되자 속도 조절 기조가 이어졌다. 상황은 2일부터 반전되기 시작했다. 미국 11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6만3000명으로 예상치 20만명을 30% 이상 웃도는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5일에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11월 서비스업(비제조업) PMI 역시 예상치를 뛰어넘는 56.5로 집계되면서 그간 경기 침체 우려가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고용 시장 부진과 경기 침체 우려에 바탕을 둔 연준의 금리 속도 조절론도 자연스레 힘을 잃었다. 고용이 증가하고 임금까지 상승하면 향후 물가가 지속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SJ는 "오는 13∼14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3일 발표 예정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이 다음 회의인 내년 2월에도 연속해서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3.75~4%인 기준금리가 이달 최대 4.5%가 되고, 내년 2월에는 곧바로 5%로 치솟는 셈이다.

연준은 이달 FOMC 회의 이후 분기별로 내놓는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통해 향후 금리를 전망한다.

내년 2월 금리 인상폭을 놓고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위원들은 빅스텝을, 통화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위원들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또는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용·물가지표가 그만큼 중요해지는 이유다.

다시 긴축 신호가 감지되자 시장 심리는 차갑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5일 미국 다우존스는 1.4%, 나스닥은 1.93% 하락했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4%를 돌파하며 10년물 국채와 금리 차를 더욱 넓혔다. 장·단기 금리 차는 -80bp(1bp=0.01%포인트)를 넘기면서 41년래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폭이 심화될수록 경기 침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에드 모야 오안다 수석시장분석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경제가 좋아졌다는 소식이 내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나쁜 소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재정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경기 연착륙으로 가는 길이 있으며,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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