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속도조절 전망 속
연은 총재들 신중론 잇따라
윌리엄스 "아직 할 일 많다"
불러드 "5%이상 올린뒤 유지"
유럽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
라가르드 "물가 정점 아니다"
연은 총재들 신중론 잇따라
윌리엄스 "아직 할 일 많다"
불러드 "5%이상 올린뒤 유지"
유럽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
라가르드 "물가 정점 아니다"
이날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 고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상당폭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2024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께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경제클럽 주최 행사에서 "궁극적 금리 인하까지는 적어도 1년은 더 있어야 한다"면서 "아마도 2024년에나 명목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3인자이자 제롬 파월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윌리엄스 총재는 다음달 13∼1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부인하지 않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최소 내년까지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기준으로 현재 6.2% 수준인 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까지 5∼5.5%로 둔화되고, 내년 말에는 3∼3.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통화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 대표 매파(통화 긴축)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린 뒤 2024년까지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FOMC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연준이 내년과 후년에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린 뒤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00%(상단 기준)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질 때까지 연준이 공격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아직 금리 인상을 중단할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은 필요하지만 금리 고점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럽 도매 에너지 가격의 급락과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고점을 지났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며 "수요를 자극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FT는 ECB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준비가 되지 않았고 이는 오히려 추가 통화 긴축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0.6%를 기록했으며, 이달에 10.4%로 1년 반 만에 처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고점에 도달했고 곧 내려갈 것이라고 믿을 만한 요소나 방향성을 아직은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CB는 지난 7월 빅스텝을 단행하며 11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아 금리를 2.00%까지 끌어올렸다. 다음달에는 0.5∼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