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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너지 다이어트 1018] 인구 줄어도 전기는 더 '펑펑'… 10% 절전하면 年4.5조 아낀다

송광섭 기자

이진한 기자

박동환 기자

입력 : 
2022-11-27 17:45:45
수정 : 
2022-11-27 22: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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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정수기·의류관리기…
콘센트에 전자기기 주렁주렁
5년간 가정 전기사용 16% 늘어
유럽 2년간 전기료 수배 인상
韓 값싼 전기료가 과소비 유발
◆ 에너지 다이어트 ◆
에너지 다이어트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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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국내 전체 인구는 감소했지만 각 가정에서 쓴 전기 소비량은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 새 TV·냉장고·에어컨 등 전통적인 가전뿐 아니라 의류관리기·비데·정수기 등 새로운 유형의 가전을 이용하는 가구가 급증한 영향이다. 여기에 스마트폰·무선이어폰·태블릿PC 등의 충전기까지 더해져 문어발식 '멀티탭'은 필수가 됐다. 최신 가전의 에너지효율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하지만 절대적인 전기 소비량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27일 매일경제가 한국전력 전력통계월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택용 전기 소비량은 7만9914GWh(기가와트시)로 5년 전인 2017년 6만8543GWh에 비해 16.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전기 소비량 추이를 보면 2018년에는 7만2894GWh까지 늘어난 뒤 2019년 7만2638GWh로 소폭 줄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7만6303GWh까지 다시 급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9월 주택용 전기 소비량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던 지난해 1~9월(6만1233GWh)보다 1.8% 많은 6만2339GWh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국내 전체 인구수는 5177만8544명에서 5163만8809명으로 0.3%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역별로도 잘 드러난다. 17개 행정구역 중 지난 5년간 인구수는 줄었는데 전기 소비량이 늘어난 지역은 서울을 포함해 12개에 달했다. 경기·충북·충남·제주·세종 5개 지역은 인구수와 전기 소비량이 모두 증가했다. 세종의 경우 인구수 증가율은 5년 전에 비해 32.8%에 그쳤지만 전기 소비량은 59.0%나 늘어났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 소비량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다양해진 점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전기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 국가들은 최근 1~2년 새 전기요금이 수배씩 올랐지만, 한국은 경기나 물가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눌러오다 올해 들어 뒤늦게 인상하기 시작했다. 전기 소비량이 매년 늘어나는 것은 비단 주택용만의 얘기가 아니다. 사무실이나 소형 점포 등에서 쓰는 일반용, 교육기관에서 쓰는 교육용, 공장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기도 모두 5년 전과 비교해 소비량이 늘었다.

그중에서도 교육용 전기 소비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을 하던 2020년에는 전기 소비량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소비량이 늘어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연간 소비량을 넘어섰다.

교육용 전기를 사용하는 곳은 '초·중등교육법' 및 '유아교육법'이 규정하고 있는 교육시설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및 대학 등이 해당된다. 교육기관 수는 2019년 2만809개, 2020년 2만740개, 지난해 2만771개로 오히려 감소했다.

여기에 학령인구도 613만7000명에서 601만명, 595만7000명으로 매년 급감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전기를 더 많이 썼다는 의미다. 그만큼 교육기관에서 전기를 과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전력 업계 전문가는 "여름철 대학교에 가보면 학생이 몇 명 없어도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틀어놓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매일경제는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전기 소비가 대폭 늘어나는 겨울철을 맞아 전 국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다이어트 1018'(전기 사용량 10% 감축·실내 온도 18도 유지) 캠페인을 진행한다. 한전에 따르면 전기 사용을 10% 줄이면 가구당 월평균 1만8050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

국내 전체 가구 수(작년 기준 2073만1000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월평균 3742억원을 절약하는 것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4조490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송광섭 기자 / 이진한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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