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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물가 급한 美, 베네수엘라 석유 제재 완화

강계만 기자

입력 : 
2022-11-27 17:36:14
수정 : 
2022-11-27 20: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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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브론에 채굴 제한적 허용
양국 관계에도 변화 가능성
유가 11개월 만에 가장 낮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남미의 석유 부국이지만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에서 미 정유사 셰브론의 원유 생산을 다시 승인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6일(현지시간) 셰브론에 베네수엘라에서 천연자원 채굴 사업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도록 허가하는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셰브론과 베네수엘라 국영 정유사 PDVSA의 합작 사업 활동에 대해서만 용인된다. 또 면허는 6개월간 지속되다가 매달 자동 갱신된다.

미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다른 제재는 강력히 시행하고 미국 법률을 위반하거나 인권을 탄압하는 데 대해서는 계속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셰브론에 원유 생산 면허를 발급해준 배경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과 야권 대표의 멕시코 회담 재개 △동결 상태인 베네수엘라 자금 30억달러를 활용한 교육, 보건, 식량안보, 홍수 대응, 전기 등에 초점을 맞춘 인도적 지원 △2024년 대선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회담 지속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번 조치에는 베네수엘라를 통해 국제사회에 원유 공급을 늘려 유가를 안정시키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이 미국에 등을 돌리고 대규모 감산까지 나선 상황에서 베네수엘라는 대체 원유 공급처가 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정권의 부정 선거와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19년 8월 전면적인 제재를 시행한 이후 3년여 만에 양국 관계가 변화될 가능성을 예고한다.

국제유가는 올해 1월 이후 최저치인 70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6달러(2.13%) 하락한 배럴당 76.2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으로 돌아갔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 적용 추진 등이 국제유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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