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119%, 일본 추월
이자부담, 실적 저하로 이어져
이자부담, 실적 저하로 이어져
25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데이터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내 기업(금융기업 제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119.1%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조사 대상인 35개 선진국과 신흥국 가운데 홍콩(278.1%)과 중국(159%), 싱가포르(150.3%)의 뒤를 이어 네 번째다. 1995년 이후 분기 기준 조사에서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이 4위 안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업 부채의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전 분기(117.9%)보다 1.2%포인트 올랐는데 상위 10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빠른 나라는 베트남(2.0%포인트)이 유일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너도나도 자금 조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3분기 이후 한국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에 있었던 일본(118.5%)은 지난 분기 동안 0.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치며 한국과 자리를 바꾸게 됐다.
한국은행이 6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는 기업들의 실적 저하로 이어지고, 영업이익으로 이자 갚기에 급급한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도산 위기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여기에 경제 전망도 밝지 않아 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2%)에 미치지 못하는 1%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7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 중인 수출은 내년 상반기 역성장이 전망되고, 소비 역시 회복세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류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