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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대인플레 꺾이자 힘받는 물가정점론 … 한은 내일 '베이비스텝' 유력

임성현 기자

입력 : 
2022-11-22 17:39:55
수정 : 
2022-11-22 19: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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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에 0.5%P 낮아져
집값 전망도 역대 최저치
◆ 가계빚 눈덩이 ◆
가계부채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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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며 물가정점론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경기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 부진과 자금시장 혼란 등이 더 부각되며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0월(4.3%)보다 0.1%포인트 낮은 4.2%로 조사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다. 이번 조사는 지난 8∼15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8월 4.3%, 9월 4.2%, 10월 4.3%, 11월 4.2%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공공요금·외식 등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소폭 하락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꺾인 것도 심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내려앉으면서 긴축 속도조절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7월(6.3%) 이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10월 5.7%로 하락한 상황이다.

11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51로 전달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지금보다 6개월 후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지수는 100을 웃돈다. 실제로 한은이 5~6%대 물가 상승률이 유지될 경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이어지겠지만 속도와 폭 조절이 예상된다.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채권업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9%는 24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10명 중 7명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빅스텝의 배경이던 원화값 추락세가 진정된 데다 경기 부진 여파와 자금시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와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있어 금리 인상폭을 일부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은이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29%로 조사돼 여전히 가능성은 살아 있다.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를 넘어가면서 자금 유출에 대한 부담과 다시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 상단이 3.5%가 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입장에서 이번엔 0.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물가정점론이 확산되면서 이제 경기 부진의 골이 얼마나 깊을지가 관건이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1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내려간 61을 기록했다. 지난 7월부터 다섯 달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1년 뒤 집값 하락을 점치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10월(88.8)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된 탓이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83)만 전달과 같았고, 생활형편전망(82)·가계수입전망(93)·소비지출전망(107)·현재경기판단(46)·향후경기전망(54)은 모두 지수가 뒷걸음질 쳤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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