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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리급등·시장교란 …'LH채 자금조달'도 쉽지않네

문재용 기자

입력 : 
2022-11-21 17:39:38
수정 : 
2022-11-21 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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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물 금리 석달새 1.4%P급등
공공채 분산 발행과도 상충돼
◆ 주택기금 40조 투입 ◆
주택기금 40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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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이후 경색된 자금시장에서 공공주택 50만가구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방식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공분양 사업 대부분을 담당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년물 채권 금리는 지난 17일 5.037%를 기록했다. 8월 18일 3.656%에서 3개월 만에 1.381%포인트나 이미 급등한 상태다. LH의 내년도 채권 발행 계획이 아직 짜이지 않은 탓에 이자비용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를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LH의 연간 채권 발행 규모가 통상 수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으로만 발행해도 이자비용 부담 증가폭이 수백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공공분양 사업을 떠안은 탓에 채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고,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겨 발행 액수가 재차 증가하면 이자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채권 발행을 통한 조달도 정책적 변수가 큰 탓에 공공분양 50만가구 자금 조달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공공기관 채권 발행 분산 정책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신용도가 높은 공공기관 채권들에 시중자금이 쏠려 민간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공공기관들의 채권 발행 계획을 제출받았고, 공공기관 채권 발행이 집중돼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면 조정을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까지는 LH 채권이 주의 목록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년부터 공공분양 50만가구 공급 사업이 본격화하며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LH 채권은 신용등급이 AAA로 최우수 등급이고, 기관 분류도 준시장형 공기업이어서 채권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한국전력(시장형 공기업)보다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대적인 공공분양 정책 계획이 없었던 2020~2021년 LH의 연간 채권 발행 액수는 5조~6조원이다. 예년 수준의 물량만으로 LH는 공기업 가운데 채권을 많이 발행하는 수준에 속하는데, 공공분양 50만가구 조성 자금이 추가될 경우 시장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9월에 주택저당증권(MBS)을 5000억원가량 발행했던 주택금융공사는 단기자금시장 혼란을 감안해 10월 발행을 보류했으며, 11월 발행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공기관 재정건전성 회복 정책과도 맞춰야 한다. 현재 공기업들은 부채 감축·자산 매각에 전념하고 있는데, 내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재정건전성 항목에 따라 결과가 크게 엇갈릴 것이 확실시된다. LH는 지난해 땅투기 사태로 D등급(미흡)을 받아 특히 내년도 평가에 민감한 기관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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