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서방 경제제재에 내수 위축
서방 경제제재에 내수 위축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통계청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전망치였던 4.5% 감소보다는 낮은 수치다. 올 2분기 4.1% 감소한 러시아 GDP는 3분기에 다시 한 번 내려가면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통상 GDP가 2분기 연속 하락하면 경기 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올 3분기에 GDP가 4%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한 내수 위축이 지목됐다. 도매업과 소매업이 수축하면서 GDP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도매업은 22.6%, 소매업은 9.1% 수축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부터 시작된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잘 버텨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방 국가들과의 무역길은 막혔지만,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 등 전통적인 우방국들과 에너지 거래 등을 확대하면서 제재의 충격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정부가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한 것도 보탬이 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 가격이 치솟은 것이 산유국인 러시아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고,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대대적인 원유 감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붕괴 직전' 평가를 받았던 러시아 경제 전망은 이후 내년까지 이어질 '얇고 넓은 경기 침체' 수준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러시아의 선방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피해가 러시아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초 러시아 GDP가 8%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경제학자 알렉산드르 이사코프는 "러시아 경제 규모는 6개월 동안 위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가 올해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뿌렸던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 보조금 등으로 지원금이 이미 고갈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