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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해킹 한번에 8300억원 꿀꺽 상반기 미사일 쏜 비용 다 벌어"

한예경 기자

입력 : 
2022-11-17 17: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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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외교부 한반도본부장
"게임사 해킹 가상화폐 탈취
동남아 국가가 北해킹 표적"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북한이 가상화폐 탈취 등 사이버범죄를 통해 미사일 도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변국에 공조를 당부했다. 김 본부장은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 참석해 "북핵 위협 근저에는 가상화폐 탈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북한은 지난 3월 '엑시인피니티'라는 게임회사를 해킹해 6억2000만달러(약 83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며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만 탄도미사일 31발을 발사하는 데 4억~6억5000만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약 북한의 탈취금액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북한은 지난 3월 단 한 건의 해킹으로 상반기 탄도미사일 발사 비용 전체를 벌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많은 전문가는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북한 해킹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나라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도 환영사를 통해 "북한은 다른 국가, 기업, 사람들의 돈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가장 악명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우리가 방어를 강화할 때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불법 자금을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쓰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한미를 포함한 12개국 외교 인사를 비롯해 가상화폐 거래소, 블록체인 기업 등 민간기업이 참석했다. 첨단기술을 악용한 사이버범죄 특성상 북한이 어느 국가를 대상으로 활동을 벌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국가 간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이태우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북한의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은 단순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금융범죄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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