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정치

北, 한미일 밀착 맹비난 직후 미사일 도발

김성훈 기자

입력 : 
2022-11-17 17:43:23

글자크기 설정

北최선희 "美 확장억지 강화땐
군사적 대응 더 맹렬해질것"
두시간 뒤 동해에 탄도미사일
軍 "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
한미, 이지스급 구축함 투입
北 미사일 정찰·탐지 훈련
사진설명
귓속말 나누는 韓美 1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한미 공동 민관 심포지엄'에서 이태우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오른쪽)과 정 박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귓속말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담 나흘 만인 17일 최선희 외무상을 내세워 비난 담화를 발표한 뒤 동해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며 도발을 이어갔다. 한·미·일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확장억지력 강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외교·군사적 불만 표시로 풀이된다. 향후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전략자산을 확대 전개했을 때 추가 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 쌓기'로도 해석된다. 정부와 군당국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촉구에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북한을 비판하며 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이날 최 외무상은 오전 9시쯤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과 최근 진행된 3국 간 연합 군사훈련을 거론하며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지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것(미국의 확장억지력 강화)은 미국과 추종 세력들(한일)에 보다 엄중하고 현실적이며 불가피한 위협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겁박했다.

최 외무상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을 '3자모의판'이라는 표현으로 폄훼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몰아넣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과 추종 세력들(한일)이 대규모적인 침략전쟁 연습들을 연이어 벌여 놓았지만 우리의 압도적인 대응을 견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들의 안보위기를 키우는 꼴이 됐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진 한미, 한·미·일 군사훈련 기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전술핵무기 운용부대 훈련을 지휘하는 등 '역대급' 도발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날 북한은 최 외무상이 담화를 내놓은 지 약 두 시간 뒤에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10시 48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240㎞, 고도는 약 47㎞, 속도는 약 마하 4(시속 4896㎞)로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원산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을 향해 SRBM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최근 여러 차례 발사한 SRBM인 'KN 23·24·25' 가운데 하나를 이번 무력시위에 동원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특히 합참은 "한미가 오늘(17일) 실시한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한미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부터 양국 해군의 이지스급 구축함을 투입해 복수의 대북 미사일 정찰·탐지 자산과 통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외무상의 담화에 대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한미가 아니라 북한이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