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글자크기 설정

기사 상세

국제

폴란드 덮친 미사일에 나토 발칵 …"우크라 오폭이지만 결국 러 탓"

김덕식 기자

이유진 기자

입력 : 
2022-11-16 22:59:35

글자크기 설정

러시아 최대규모 공습작전날
폴란드에 2발 떨어져 2명 사망
나토·G7긴급회의 소집 초긴장
"러시아서 쏜 미사일 아니다"
우크라측 방공미사일로 결론
지정학 리스크로 증시 출렁
사진설명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하는 바이든 G20 정상회의 참석차 발리에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이 배석한 가운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지역에 15일(현지시간) 미사일이 떨어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나토와 러시아 간 전쟁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폭격 직후에는 러시아가 해당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나토와 유럽연합(EU)이 긴급회의를 여는 등 긴장이 고조됐으나 나토는 초기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에 의해 폭발이 발생했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주재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의도적인 공격의 결과물이라는 암시는 없다"고 밝혔다. 나토는 러시아 순항미사일을 막기 위해 발사한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에 의해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폴란드에서 폭발한 미사일과 관련한 초기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러시아가 나토를 상대로 공격적인 군사행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폭격 맞은 폴란드 마을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의 프셰보두프에 우크라이나에서 발사된 방공미사일이 날아와 폭발한 현장에 구덩이가 파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나토 측은 러시아가 쏜 미사일로 인한 폭발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고는) 우크라이나의 책임이 아니다. 궁극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명시했다.

국가 안보위원회와 내각 긴급회의까지 소집하며 경계 태세를 갖췄던 폴란드도 나토 조사 결과를 수용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우리와 동맹국이 갖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소련에서 만든 오래된 S-300 로켓이며, 러시아 측에서 발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대공 방어체계에 의해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S-300은 러시아가 생산한 지대공 미사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여러 동유럽 국가에서도 많이 보유한 무기다. 영국 가디언은 폭발 직후 전문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이용되는 요격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폴란드로 날아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한국시간 오후 11시 40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맞닿은 폴란드 프셰보두프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폭발 충격으로 2명이 사망했고,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폴란드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근처 목표물, 폴란드 국경을 공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은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17%, 0.87% 상승했다. 나스닥은 1.45% 올랐다. 장 초반 2% 넘게 급등하던 나스닥은 러시아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오후 한때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낙폭을 만회하며 1.45% 오른 채로 마감했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나토 헌장 5조에 따라 집단 방위 조항을 적용받는다. 러시아의 고의적 공격이었다면 나토 동맹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동을 했다.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면서 G20 정상회의 일정도 일부 수정됐다. 애초 정상들은 다 같이 맹그로브 묘목을 심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현지에서 긴급회의를 열면서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나토 조사 발표 전까지 폴란드에서도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피오트르 물레르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나토 군사동맹조약 4조에 따른 절차를 개시할 근거가 있는지 검증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나토 군사동맹조약 4조는 '영토 보전과 정치적 독립 또는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특정 회원국의 의견이 있을 때 회원국이 함께 문제를 협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토 30개 회원국은 폴란드의 요청에 따라 16일 대사 회의를 소집했고, 폴란드가 회원국으로 있는 EU도 같은 날 긴급 협의회의를 열었다.

[김덕식 기자 / 이유진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