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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파운드리 매출 12배 성장 기대"… 설비투자 치고 나간다

최승진 기자

오찬종 기자

이새하 기자

입력 : 
2022-11-16 17: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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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혹한기에도 공격투자 나선 까닭
◆ 삼성 공격투자 ◆
삼성 공격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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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를 감산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은 반도체 시장이 과거처럼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부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D램 수요가 한번 회복되면 보다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삼성전자 투자자포럼 2022'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메모리 시장이 '공급부족'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는 1%가량 공급이 초과됐지만,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은 0.7%가량 공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 역시 과거만큼 치열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1990년대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후지쓰, 히타치 등 15개 기업이,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각각 12개, 8개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했다. 이 같은 '춘추전국시대'가 끝난 지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기업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과거와 같은 무한대의 출혈경쟁이 나타날 여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게 된 근거가 된다.

반도체 기업들의 '치킨게임'이 시작됐던 2007년 당시 반도체 회사들의 시설투자는 이익의 67%에 달했지만 최근 10년간은 이 비율이 35% 안팎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 중 하나다. 이뿐만 아니라 데이터 수요가 '제타바이트(약 1조기가바이트)' 단위로 뛰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D램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모바일, 게임, 차량 등 4개 분야에서 D램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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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 불황기를 맞아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다.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의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83.7%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과거보다 재고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현시점에서의 적정 재고 규모가 과거보다는 커졌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는 최근의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한 적정 재고 기준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현재 재고 수준을 과거 기준으로 판단하면 무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1년에 새로운 팹 1곳(One Year One New Fab)' 전략을 세운 것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빠르게 공장을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 기존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선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셸(클린룸) 퍼스트' 방식을 도입하면 반년 만에 수요 대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기존 방식은 클린룸과 설비투자를 동시에 진행해 준공 과정에서 지연되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클린룸을 미리 지어놓으면 추후 장비를 탑재하는 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업계 관계자는 "클린룸이 이미 갖춰진 상태라면 설비를 탑재하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하다"면서 "최초 웨이퍼를 넣고 반도체 생산까지 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6개월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준공 중인 평택 라인과 미국 테일러 신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지금보다 2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은 여기에 더해 신규 평택공장과 테일러 공장을 합한 수준만큼의 생산 설비를 2027년까지 추가로 더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이 이같이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위탁 고객사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선 기술 경쟁 못지않게 고객 확보가 중요한데,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는 TSMC와 차이를 좁혔지만 고객 확보 측면에선 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율과 기술 모두 인정받으면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상황이다. 심상필 부사장은 "2027년까지 고객사 수가 지금보다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은 특히 미국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한다. 2027년까지 아시아 시장은 6배 늘어날 전망이지만 미국에서는 무려 12배 이상 매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승진 기자 / 오찬종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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