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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分단위로 재계총수 만나는 빈살만 … 韓·사우디 '수소동맹' 시동

이유섭 기자

연규욱 기자

문광민 기자

입력 : 
2022-11-16 17:45:37
수정 : 
2022-11-17 0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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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과 21개 MOU 체결
빈살만 訪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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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얼굴 내걸린 에쓰오일 16일 서울 마포구 에쓰오일 본사 외벽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을 환영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한주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와 우리나라 기업 간 21개의 투자·업무협약(MOU)이 17일 체결된다. MOU 체결에 배정된 시간은 15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MOU당 1분도 채 안 되는 것이다. 그만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 투자부 장관의 방한 일정은 분 단위로 촘촘하게 짜여 있다.

이는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앞서 지난 10~11일 먼저 한국을 찾았던 팔리흐 장관이 국내 주요 기업 고위급들과 만날 때부터 예고됐다.

팔리흐 장관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등과 30분 안팎으로 연쇄 미팅을 가졌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까지 더하면 1박2일간 기업인만 20명 가까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 등도 당시 미팅을 진행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었으나, 양측 일정이 안 맞아 막판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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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왕세자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사전 실무조율 성격을 띤 팔리흐 장관의 면담 리스트를 보면 수소 사업이 그 중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단가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라며 "포스코와 현대중공업그룹처럼 대용량 수소 생산을 계획 중인 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린수소 생산 사업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2050년 700만t의 수소를 생산한다는 비전하에 수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기적으로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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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도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로부터 액화석유가스(LPG)를 수입해 수소 생산설비로 블루수소를 생산해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는 수소뿐만 아니라 전기차·자율주행차 사업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대만 폭스콘과 마이크로칩, 전기차 부품,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네옴에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국부펀드는 폭스콘과 합작사 '시어'를 설립해 중동 고객을 겨냥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설계해 2025년 첫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빈살만 왕세자는 "단순히 새 자동차 브랜드가 아니라 향후 10년간 글로벌과 현지 투자를 유인하는 새 산업과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국내 건설사들은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초대형 스마트 도시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전체 용지 면적이 2만6500㎢(서울의 약 44배)에 달한다. 핵심 주거 단지인 '더 라인'과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산업단지 '옥사곤', 대규모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이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주거 단지 더 라인은 홍해 연안에서 사우디 타북주까지 길이만 170㎞에 달하는 직선형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네옴시티 개발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기 위해 17일 재판에 불출석한다. 이 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빈살만 왕세자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섭 기자 / 연규욱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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