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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생산·소비 호조에 한숨 돌린 中 … 경제 먹구름 걷히나

손일선 기자

입력 : 
2023-09-29 15: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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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반등 흐름 전환
수출 낙폭줄며 회복 조짐
소매 판매도 예상치 웃돌아
중국 당국, 경제지표 개선에
"4분기 회복 속도 빨라질 것"
민간·외국계 지원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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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좀처럼 먹구름이 걷히지 않던 중국 경제가 8월 이후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가 바닥을 지나고 있으며 앞으로 탄탄한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중 갈등,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중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8월 이후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들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중국 경제의 반등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대표적이다.

중국 내수경기의 가늠자인 소매판매는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전달(2.5%)과 6월(3.1%)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커졌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0%)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당국이 경기 둔화의 우려 속에 올해 하반기 들어 다양한 내수 진작과 소비 촉진책을 내놓은 가운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8월 산업생산도 4.5% 늘어 시장 전망치를 웃돈 데다 5월(3.5%), 6월(4.4%), 7월(3.7%)에 비해 증가폭을 키웠다. 중국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중국의 수출입 통계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중국 해관총서가 집계한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였지만 수출 감소폭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던 6월(-12.4%), 7월(-14.5%)에 비해 호전됐고 시장 전망치(-9.8%)도 상회했다.

내수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수입도 감소세가 둔화했다. 8월 수입은 2165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이는 역시 전달(-12.4%)과 전망치(-9.0%)를 모두 웃돈 수치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들고 있다. 8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플러스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3월 0.7%로 1% 아래로 내려간 뒤 줄곧 0%대를 유지하다 7월에 -0.3%로 추락했다. 2년5개월 만에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하지만 8월 서비스 물가 등이 크게 오르며 CPI가 0.1% 상승으로 돌아섰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전달(-4.4%)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줄었다.

중국 경제지표들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자 중국 당국도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주무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20일 공업정보화부, 재정부 등과 함께 진행한 경제진단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도입한 정책이 누적되고, 긍정적 요인들이 증가하는 등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회복되고 개선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4분기에 회복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언론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중국 경제 붕괴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발개위는 "안팎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그러한 주장은 과거에도 실현된 적이 없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더 큰 도전에 직면할수록 중국의 경제 회복력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경제 회복 속도를 가속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외국계 기업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연일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는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까지 나서 "국유기업과 비교해 대우뿐만 아니라 권리·기회·규정의 불평등이 민간 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금융당국이 JP모건, HSBC, 도이치뱅크, 테슬라 등 외국 금융사, 기업들과 회동을 갖고 시장 지향적인 국제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 회복의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겠다는 취지다.

다만 여전히 외부 평가는 낙관론과 부정론으로 엇갈린다. 블룸버그는 "각종 지표들에서 중국 경제 일부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고 미·중 갈등이 돌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이 향후 본격적인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중국의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대규모 부채 리스크가 여전히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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