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묻지마 투자' 경고
해외 주식 상위 10개 종목
투자비중 작년 48%로 확대
"지나친 투자 외환수급 부담"
해외 주식 상위 10개 종목
투자비중 작년 48%로 확대
"지나친 투자 외환수급 부담"
15일 한국은행 국제국이 발표한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특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의 해외증권 투자에서 개인 비중은 2019년 말 7.3%에서 지난해 말 20%로 증가했다. 한은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에서 금융시장 테마에 따라 일방향의 투자 행태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17년 조세조약에 따라 브라질 국채 투자에 비과세 혜택이 생기자 개인투자자들은 브라질채권에 투자했다. 2020년 이후로는 미국 주식, 2023년 이후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미국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인의 해외주식 순투자 규모는 2020~2022년에 기관투자자와 맞먹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또 지난해 해외채권 순투자 규모 중 개인투자자 비중이 기관투자자 대비 43%까지 상승했다. 표상원 한은 국제국 외환분석체계개선반 과장은 "'포모(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 작용과 과잉 확신, 군집 거래 등의 투자 행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이 심화되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해졌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개인이 매수한 테슬라·애플·엔비디아·구글 등 해외주식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지난해 말 48%로 높아졌다. 잔액은 같은 기간 184억달러에서 366억달러로 증가했다. 미국 주가지수와 국채가격 변화 대비 3배의 변동성을 추종하는 ETF 투자 규모도 2020년 말 1억9000만달러에서 2023년 말 58억달러로 증가했다. 표 과장은 "기업의 해외유보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가 일시에 확대될 경우 외환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