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의 평판 관리-22]　"사람들이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제대로 대접받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다."

　일상의 철학자로 불리는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The news : A user's manual)'라는 책에서 이같이 말했다. 돈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은 부차적인 자극제일 뿐이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야말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적시했다. 유명 인사에게 좋은 평판은 타인의 친절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이자 원동력이다. 평범한 사람이 수년에 걸쳐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유명 인사는 높은 지명도만으로 단번에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셀러브리티가 되면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타인으로부터 과도한 비방과 공격을 당하게 된다. 많은 셀러브리티들은 자신의 재능에는 공감해주고 실수에는 너그러운 관중을 기대한다. 그러나 누구나 알아보는 셀러브리티가 되고 나면 본인이 원치 않는 유명세를 치르면서 당혹해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비방이나 험담에 시달리게 된다.

　영국 출신 가수인 엘튼 존은 과거 영국의 '가디언'이 주말판 칼럼에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과 사과를 요구한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해당 칼럼이 자신이 운영하는 에이즈재단의 기금모금을 위한 화이트 타이 앤드 티아라 볼(white tie and tiara ball)과 같은 연례 공연을 돈벌이로 여기며 비꼬았다는 것이다. 엘튼 존은 돈벌이가 아니라 행사 홍보를 위해 유명 인사들을 참석시키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런던 고등법원은 엘튼 존을 풍자한 칼럼에 대해 "가디언 주말판을 읽는 합리적인 독자라면 거기에 진지한 주장이 담겼다고 이해했을 것 같지 않다(A reasonable reader would not take the contents of a humorous piece in the magazine as being fact)"며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은 셀러브리티라면 자신이 원하는 관심을 고를 수 없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일부 대중들이 보인 비방과 질시를 바로잡으려고 나설 경우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결국은 셀러브리티 자신에게도 피해가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 평판에 타격을 입었을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미 벌어진 사태에 대해 개인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으로 대처할 수도 있고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필자가 접한 비난 대처법 가운데 한비야 국제 구호 전문가의 방법은 기억할 만하다. 그는 3단계 해결법을 제시한다. 1단계는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유명해졌으니까 유명세(稅)를 내야 한다는 제안이다. 돈을 벌면 세금을 내야 하듯이 세상에 알려졌으니까 그에 따른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상당히 편해진다는 얘기다. 2단계는 무시하라는 조언이다.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본인의 길을 가겠다는 태도를 가지라는 조언이다. KTX가 지나가는 마을에서 개들이 짖는다고 해서 KTX에서 내려서 일일히 왜 그렇게 짖느냐고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무거울 때는 3단계인 과거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잘못이나 실수를 상기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이 그동안 저지른 잘못에 비하면 남들이 제기한 비난은 오히려 가볍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넘어가라는 제안이다.

　[김대영 중소기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