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박원의 우화경영-122] 2000년대 들어 판매가 급속히 증가했던 디지털카메라는 당시 필름 시장을 양분했던 코닥과 후지필름에 큰 경고음을 보냈다.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을 지배하면 필름은 없어지거나 극히 일부 전문가만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거의 확실했다. 이를 두 업체 경영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고에 대한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코닥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했음에도 필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대가 오고 있을 때도 기존 휴대폰에서 나오는 이익 때문에 머뭇거렸듯 코닥도 포기해야 할 것을 빨리 포기하지 못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필름으로 인화하도록 유도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필름시장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후지필름은 반대였다. 필름사업을 축소하고 바뀐 환경에 재빨리 적응했다.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