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車-26]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처음 차를 살 때 필수품은 도로지도책이었다. 도로지도책을 운전석 가까운 수납공간에 넣어두는 운전자도 많았다. 낯선 곳에 가려면 미리 지도책을 보고 주요 지점을 표시하거나 머리에 넣어둔 뒤 움직여야 헤매지 않았다. 도로지도책이 없으면 불안하게 여기는 운전자가 많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지도책은 필수 상품이었다.

지도책은 공룡이 멸종한 것처럼 한순간 사라졌다. 서점에 가야 간혹 볼 수 있지만 사는 사람은 보기 어렵다. 지도책의 종말을 불러온 운석은 내비게이션(Navigation)이다.

내비게이션은 `길치(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구세주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이 없거나 고장 나면 아는 길도 헤매거나 불안장애를 느끼는 새로운 유형의 길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내비게이션이 생활필수품 반열에 올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내비게이션은 처음엔 선박 항해용으로 세상에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