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무비]　24일 개봉하는 영화 '기술자들'은 케이퍼 무비(도둑들의 범죄 행위를 그린 영화)의 스릴과 액션물의 속도감, 추리물의 서스펜스를 버부린 작품이다.

　최연소 해킹 기술자 종배(이현우), 손만 댔다 하면 모든 것을 털어버리는 리더 지혁(김우빈), 현장을 통솔하는 마당발 구인(고창석). 각 분야 전문가들이 뭉치자 무서울 것이 없었다. 고층 빌딩 속 5억원짜리 봉황상을 순식간에 빼돌리고, 보석상 거리에서 30억원짜리 희귀 다이아몬드를 슬쩍 가져온다. 지하경제는 발칵 뒤집힌다. 승승장구하던 이들에게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인천세관도 식은 죽 먹기였다. 인천세관에 오랫동안 묻어둔 '검은돈' 1500억원이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40분. '기술자들'은 "그까이거 금방"이라며 인천으로 향하는데….

　 이 영화는 관객에 따라 즐기는 포인트가 다르다. 여성 관객은 요즘 대세 배우인 김우빈과 이현우를 넓은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올라간다.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거친 턱선을 보여줬던 김우빈은 부드러운 미소가 일품인 천재 기술자로 변했다. 인기가 올라가면 더 잘생겨진다는 방송가의 속설을 입증하듯, 김우빈은 물오른 외모를 자랑한다. 반면 호리호리한 몸과 아기 같은 얼굴이 매력적인 이현우는 '꽃미남' 취향의 여성 관객에게 어필한다. 장신인 두 배우는 어떤 옷을 입든 잘빠진 '태'를 자랑한다. 러닝타임 내내 안구정화는 100%다.

　케이퍼 무비를 즐기는 남성 관객이라면 지능적 추리를 유발하는 장면들을 반길 것이다. 고층 빌딩에서 봉황상을 빼내는 프로젝트. '기술자들'은 밧줄에 의존해 고층 빌딩 사이를 점프하고 첨단 보안 시스템을 기술과 손재주로 무력화시킨다. 보석상에서 다이아몬드를 빼낼 때는 팀워크에 기반한 정교한 전략을 세워 목표를 달성한다. 금고 위치를 파악한 세 사람은 취객 연기를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CCTV를 조작해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는다.

　 '기술자들'의 작전이 창의적이고 정교할수록 관객의 탄성은 커져간다. 온갖 '기술'을 총동원하는 마지막 프로젝트는 인천세관털이다. 첨단 보안시스템으로 무장한 인천세관을 어떻게 털 것인가. 설사 금고털이에 성공해도 문제다. 3t이 넘는 현금 1500억원을 어떻게 옮길 것인가. 첩첩산중 난관이 이어질 때마다 관객은 감독과 두뇌싸움을 하게 된다. 모든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처럼 각 기술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이행하며 정신없이 작전을 밀어붙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속도감 있는 전개, 감각적인 화면에선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러닝타임 동안 극장 밖은 잊게 만드는 경쾌한 '팝콘 무비'다.

　전작 '공모자들'에서 충격적인 공포감을 선사한 김홍선 감독은 "우리 영화는 강렬한 내러티브, 스피디한 전개, 차별화된 캐릭터들을 가지고 있다. 빠른 속도감과 지루하지 않은 볼거리들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선희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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